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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용 독자마당] 대한민국 위해 헌신한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2019. 06. 12   14:34
업데이트 2019. 06. 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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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순 용 
국방정신전력원 군인정신학처 교수
노 순 용 국방정신전력원 군인정신학처 교수

6·25 전쟁영웅 김영옥의 국내 전투현장 답사를 계획하면서 전쟁기념관에서 자료를 수집하던 중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호국 안보 사진전’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헌신한 김영옥을 기억하고, 범국민적 호국 안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김영옥평화센터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난 김영옥은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에서 불패신화를 이룬 전설적인 전쟁영웅이다. 2차 대전 후 전역했지만 6·25전쟁이 발발하자 재입대해 유색인 최초로 미군 야전 대대장에 임명됐고, 미군 전투 교본을 다시 쓰게 할 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 16인’에도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프랑스·이탈리아 정부의 최고무공훈장을 받았으며, 미국 특별무공훈장과 은성·동성무공훈장 등도 받았다.

‘김영옥 사진전’은 그가 전투현장과 평생의 삶에서 보여준 세 가지 핵심가치를 제시해 주고 있었다.

첫째,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재미 언론인 한우성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책으로 쓰일 만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들이 내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둘째,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2차 대전 참전 당시 이탈리아 전선에서 “만일 내가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면 평생을 내가 속한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바치겠다”고 다짐한 김영옥은 6·25전쟁 당시에는 전쟁고아들의 아버지로, 미국으로 돌아가서는 인도주의자로서 소수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쓰다 2005년 생을 마감했다.

셋째, 옳고 그름을 분별해 정의를 실천하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철모를 쓰지 않는 김영옥’ ‘참호에서 잠을 자지 않는 김영옥’은 기존 상식을 뛰어넘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군사적 천재로서 창의적인 전술을 구사했다. 또한, 이치에 맞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노(No)”라고 주저 없이 상급자에게 말할 수 있었던 도덕적 용기를 발휘하는 인생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명예롭게 죽어 승리하는 것이 겁쟁이로 싸워 나라도 잃고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낫다.”

‘김영옥 사진전’ 관람을 마치고 나오다가 유독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6·25전쟁 당시 김영옥이 돌보던 전쟁고아들의 모습이었다. 근데 바로 그 장소가 서울 삼각지에 있는 고아원 경천애인사(현재 삼각지 성당)였던 것이다. 서울 용산에 오랫동안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곳에 전쟁영웅의 발자취가 있었다니….

이번 호국보훈의 달에는 군인정신 리더과정 교육생들과 함께 6·25 전쟁영웅 김영옥의 국내 전사적지를 답사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그분의 모습을 절대로 잊지 않으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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