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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균 독자마당] 비상근 예비역 간부의 자부심

입력 2019. 06. 11   15:45
업데이트 2019. 06. 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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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쌍룡훈련을 마치며


손 승 균 
육군72사단 군수지원대대·(예)육군중위
손 승 균 육군72사단 군수지원대대·(예)육군중위

“비상근 예비역 간부로 복무해보실 생각 없으세요?”

올 초, 내가 현역 시절 복무하던 부대 주임원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예비역 간부 비상근 복무제도’에 관해 설명해 주시면서 조심스럽게 지원을 권유하셨다. 처음에는 매월 한 번, 온종일을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에 망설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보고 싶었던 옛 전우들과 다시 한번 근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이내 마음이 설?다. 나는 주임원사에게 군복을 다시 입어보겠노라고 답했다.

그리고 다시 찾은 부대에서는 예비역 간부들이 현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작전계획 발전, 주특기 교육 등 전시 상황에서 당장 필요한 전기·전술을 숙달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현역과 예비군들이 함께 모여 전시 상황을 상정해 진행하는 ‘쌍룡훈련’을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갔다.

평시 7%의 현역으로 93%의 많은 예비역을 동원해야 하는 동원사단 특성상 현역과 예비역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비상근 예비역 간부’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훈련준비에 매진했다.

옛 전우들과 함께 4개월가량 준비한 후 마주한 쌍룡훈련! 함께 근무했던 전우들과 오랜만에 훈련한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예비역 간부 비상근 복무제도’를 통해 준비한 시간과 현역 시절의 군 경험이 더해져 더욱 효과적인 훈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미리 짜인 훈련계획에만 의존하지 않고, 과거 군 생활의 경험을 살려 실질적이고 참신한 훈련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몇몇 예비군들이 투덜대는 말투와 함께 분위기를 흐리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비상근 예비역 간부이자 같은 예비군으로서 과거 군 경험과 부대의 입장을 설명해주며 그들을 원만하게 이해시켜 나갈 수 있었다.

이런 역할이 ‘비상근 복무 간부’로서 예비군들과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현역과 예비군 간의 괴리를 최소화하면서 훈련성과를 높이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예비역 비상근 복무제도와 이번 쌍룡훈련을 통해 보고 싶었던 옛 전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내가 몸담았던 군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더할 나위 없이 보람됐다. 이 제도를 직접 경험해 보니 현재 국방개혁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예비군 정예화’에 분명히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남은 비상근 복무 훈련에도 성실히 참석해 우리 72사단이 동원전력사령부의 ‘No. 1 부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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