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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기고] 미군 페이데이(Pay Day) 문화와 준비태세

입력 2019. 06. 07   17:28
업데이트 2019. 06. 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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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육군소령

한미연합사단 인사참모


‘봉급’.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직책별로 지급되는 급여를 말한다. 매월 10일은 국군의 봉급날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에게 국가가 주는 정당한 대가이자 국민의 격려와 신뢰의 표시다. 


나는 한미연합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군들과 함께 일하며 우리와 사뭇 다른 그들의 문화를 발견하곤 한다. 최근에는 미군의 봉급날 문화가 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군의 봉급날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이다. 흔히 ‘페이데이(Pay Day)’라고 부른다. 페이데이가 되면 미군들은 말끔한 정복 차림으로 출근한다. 우리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다. 또한, 이날은 오전 근무로 일과를 마무리한다.

미군의 봉급날 문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자신들을 믿고 성원하는 국민과 조국, 그리고 국가의 세금에 대해 예의를 표하는 것이다.

봉급날 오전 일과를 마치고 나면 대다수 미군 장병들은 각종 금융업무로 시간을 보낸다. 대다수 금융업무가 인터넷으로 일사천리 진행되는 요즘과 달리 예전에는 모든 일을 직접 발로 움직여 해야 했다. 하지만 미군 봉급날 문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봉급날 아침, 모든 미군은 출근 전 본인의 정복 상태를 꼼꼼히 확인한다. 용사들은 생활관에서 선임부사관에게 정복 점검을 받는다. 정복 손질과 각종 부착물이 평소에 완벽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


오전 일과 동안에는 내무검열이 진행된다. 이후 오후에는 용사들의 경우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개인 인사 자력, 식권카드 등 평소 병영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을 스스로 점검한다. 부족한 점들은 이날 오후 각 기능으로부터 행정적 지원을 받아 조치한다. 이외에도 봉급날 오후에는 지휘관의 판단 아래 워크숍·교육·단결행사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봉급날 진행되는 이런 활동을 미군은 ‘페이데이 액티비티’라고 부른다.

과연 봉급날의 정복 착용과 페이데이 액티비티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각개 전투원의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하는 것이다. 생활관에서부터 개인별 예방접종까지 장병들이 평상시 스스로 신변을 잘 관리해야만 결국 각 전투원이 본인의 임무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군의 확고한 전투준비태세는 각개 전투원의 평소 준비태세로부터 발휘된다는 미군의 인식은 부대 차원의 전투준비태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장병 개개인의 전투력 발휘를 위해 제도적으로 개인의 신변관리 여건을 보장하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지휘관들이 세심히 관심을 쏟는 미군의 페이데이 문화, 이는 그들이 항상 강조하는 ‘Fight Tonight’, 즉 바로 나가 싸우기 위한 준비의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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