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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조 원대 스트리밍 ‘킹덤’… 누가 왕좌에 앉게 될까

입력 2019. 05. 28   16:48
업데이트 2019. 05.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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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영화로 푸는 테크 수다 -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미국 최고 인기드라마 ‘왕좌의 게임’
파이널시즌 첫 회에 1740만 명 시청 

 
몰아보기 넷플릭스, 인기몰이에 한몫
셋톱박스 없이 다양한 콘텐츠 제공
자체 영화 제작… ‘극장 개봉’ 전통 붕괴 

 
디즈니 오는 11월 스트리밍서비스
애플·페이스북도 시장 진출 예고 

 

2011년 첫 방영을 시작한 미드 ‘왕좌의 게임’이 파이널 시즌을 맞았다. 왕좌의 게임 포스터. 
 HBO 제공
2011년 첫 방영을 시작한 미드 ‘왕좌의 게임’이 파이널 시즌을 맞았다. 왕좌의 게임 포스터. HBO 제공

슈퍼히어로 콘텐츠 기업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는 올 하반기 본격적인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슈퍼히어로 콘텐츠 기업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는 올 하반기 본격적인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지략, 책임감, 나약, 찌질, 속임수, 나이트킹, 울분, 배신, 경악, 사랑, 애증, 늑대, 만행, 분노, 사이다, 재판, 호소, 감언이설, 계략, 잔인, 피의 결혼식, 멘붕, 전투, 복수, 명예, 결투, 반전, 라니스터, 독약, 자업자득, 굴욕, 화이트 워커, 의연, 수치….” 위 낱말을 읽고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면 당신은 미드 마니아다.


‘왕좌의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

무려 9년이다. 2011년 첫 방영을 시작한 미드 ‘왕좌의 게임’이 파이널 시즌을 맞았다. 첫 회 방송에서 1740만 명이 시청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은 지금 왕좌의 게임에 푹 빠졌다. 사람들은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 누구누구를 죽일 것인지 내기까지 건다. 정계도 난리다.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극 중 인물인 티리온과 서세이를 자신과 닮은 인물로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드라마 속 가장 유명한 대사인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를 패러디해 자신의 사진에 ‘제재가 오고 있다(Sanctions Are Coming)’는 문구를 넣는가 하면 ‘장벽이 오고 있다(The Wall is Coming)’라는 문구를 넣어 제작사인 유료 케이블 채널 HBO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악의 세력인 ‘나이트 킹’을 쓰러뜨리고 ‘누가 철왕좌에 오를 것인가’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용엄마이자 이 게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너리스. 그녀가 타르가르옌 가문을 부활시켜 다시 철왕좌에 앉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든 시즌을 지켜본 시청자들이 가장 납득이 가는 그림이 아닐까 싶다.

다음은 존 스노. 스타크와 타르가르옌 양가의 피를 이어받은 이른바 정통파 영웅이다. 하지만 제작진이 항상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가 이 게임의 승자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마음이 덜 아프다(‘아, 얘가 주인공인가 보다’ 싶은 인물이 죽어나가 시청자를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이다). 철부지 소녀에서 북부의 권력자로 복귀한 산사도 변수다. 네드, 조프리, 서세이, 램지, 그리고 리틀핑거까지 그녀만큼 모든 종류의 리더십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물도 없다. 마지막 전투가 끝나고 존과 대너리스가 살아 있지 못한다면 그녀는 철왕좌에 가장 가깝다.

다음은 ‘칼에는 숫돌이 필요하듯 머리에는 책이 필요하다’는 명대사를 날린 티리온. 숱한 역경을 딛고 대너리스의 핸드까지 맡게 된 능력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티리온을 지지하는 사람도 많다. 가장 충격적이고 허무한 결말은 나이트 킹이 왕좌에 오르는 것이다. 악이 선을 이기고 모든 인간이 좀비의 노예가 된다. 이 밖에 이 작품 최고의 악녀로 꼽히는 서세이와 샘웰, 겐드리, 리안나를 꼽는 사람도 있다.

왕좌의 게임에서 권력을 위해 정략결혼과 배신을 일삼는 영주와 자신의 몸을 무기로 남자들을 움직이는 여인들이 벌이는 계략과 암투는 판타지라는 장르가 무색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이 때문에 한번 정주행을 시작하면 쉽게 멈출 수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다른 단면인 OT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영화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OTT 산업 중심에 넷플릭스가 있다

OTT(Over The Top)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다. 여기서 ‘Top’이란 셋톱박스를 지칭한다. 케이블과 IPTV를 즐기기 위해서는 유선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OTT는 온라인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을 통해 셋톱박스 없이도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OTT가 전통적인 방송매체들을 위협하며 스마트TV 시대 주역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의 대표적인 OTT 사업자로 넷플릭스를 들 수 있다. 자원봉사를 하던 수학 선생님 리드 헤이스팅스는 영화 ‘아폴로 13’을 6주 늦게 반납해 40달러를 물어냈는데 이게 너무 억울했다.

그때 그에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헤이스팅스는 곧장 실행에 옮겼다. 새 회사를 만들고 이름은 인터넷을 뜻하는 ‘넷’과 영화 주문을 일컫는 ‘플릭스’를 합쳐 ‘넷플릭스’라고 지었다.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영화를 주문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점점 다양한 최신 콘텐츠를 갖춘 넷플릭스는 전용 단말기를 제공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IT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성공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최초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대성공을 거둔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드라마를 제작한 셈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강화한다. 액션, 코미디, 스릴러, 다큐멘터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킹덤’도 만들었다.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상업영화)만 보여 주던 넷플릭스는 이제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것(예술영화)까지 보여준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그것이다. 넷플릭스에 최초로 국제영화제 최고상을 안겨주었다. 넷플릭스의 두각은 그동안 지속돼 온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의 극장 우선 개봉 전략이 붕괴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또 넷플릭스는 사람들이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무려 48조 원 규모로 커지고 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1위인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과 디즈니가 맞불을 놓고 있다. 앞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오는 11월부터 시작한다. 애플도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도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놓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왕좌의 게임에는 승리 아니면 죽음뿐(When you play the game of throne, you win or you die)”이라던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대사처럼 OTT의 게임, 그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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