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종교와삶

[정한진 종교와삶] 희망의 힘

입력 2019. 05. 21   15:23
업데이트 2019. 05. 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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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진 육군56사단 군종참모·소령·목사
정한진 육군56사단 군종참모·소령·목사

희망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실험이 있다. 생쥐를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를 덮으면 쥐가 3분 안에 죽는다. 그런데 항아리 덮개를 살짝 열어두어 햇빛이 비치게 하면 생쥐가 3일을 산다고 한다.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놀라운 차이가 생기는 ‘희망의 힘’을 보여준다.

5월 5일 어린이날 안타깝게도 경기도 시흥의 한 농로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마도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희망은 없어서는 안 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핵심임을 깨닫게 된다.

오늘도 모든 군종장교는 전후방 각지, 육·해·공군을 누비며 종교를 통해 장병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희망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긍정을 다루는 책들이 즐비하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 희망이 점점 사라져 사람들이 희망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매일 뉴스나 신문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이 많고 그런 내용에 사람들은 더 반응하게 된다.

현재 청년들에게 긍정과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에 위배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젊은이들이 “당신들도 지금 이 시대에 청년으로 살아간다면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희망 고문’이라는 말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미래가 어두운데도 괜한 희망, 헛된 희망을 심어줘 더 큰 어려움에 빠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희망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근원이기에 ‘희망 갖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포기 할 때는 배추 셀 때만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결같이 실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였던 빅터 프랭클 박사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그는 600만 유대인이 참사를 당한 나치수용소의 체험담을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인간이 위기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때 놀라운 힘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던 사람들은 모진 매를 맞고 고문을 당하고 혹사를 당해도 살아났다는 것이다. 모두가 죽는다고 아우성치는 이 시대에도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은 희망의 에너지가 넘쳐나서 자기도 살고 주변을 살리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우리 장병들에게 매우 중요한 선택이 아닐까? 우리는 희망이 필요한데 종교는 믿음과 확신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준다. 희망이 없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병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어떤 말을 해서 장병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자신 있게 나의 삶을 보여주고 말할 수 있는가? 결국, 종교를 통해 내가 경험하고 있는 즐거움과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게 된다. 오늘을 힘차게 달려갈 수 있는 용기, 그것은 바로 종교를 통한 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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