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어둠이 내려앉으면 '불사조'는 더 강해진다

김민정

입력 2019. 05. 17   17:40
업데이트 2019. 05. 1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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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군단 특공연대 야외 전술집중훈련


9주 전술집중훈련의 마지막 단계
첩보수집·정찰감시 등 고강도 훈련

생소한 환경서 임무수행능력 향상


지난 16일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강원도 화천군 일대 산악지역에서 야외 전술집중훈련에 나선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들이 정찰감시진지에서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강원도 화천군 일대 산악지역에서 야외 전술집중훈련에 나선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들이 정찰감시진지에서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PART Ⅰ

 완전군장으로 8㎞ 거리 급경사 신속하게…


“신출귀몰! 일치단결! 불사조! 불사조! 특공!”

때 이른 더위로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지난 16일,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들이 결연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장병들은 30㎏이 넘는 완전군장을 하고 안면 위장을 한 채 마스크와 모자 사이로 매서운 눈빛을 드러냈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상급부대로부터 명령을 하달받은 대대는 3개 팀으로 나뉘어 조용하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대기 지점에 다다르자 각 팀을 이끄는 지역대장은 팀원들을 지휘하며 은밀기동을 위한 예행연습을 이어갔다. 첩보수집과 보고, 정찰감시 등 일련의 훈련 과정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는 지난 16, 17일 이틀간 강원도 산악지역에서 ‘야외 전술집중훈련’을 진행했다. 국지도발, 테러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출동할 수 있는 군단 핵심부대로서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


야외전술집중훈련간 장병들이 야간 정찰감시지역 이동에 앞서 임무예행연습 일환으로 대기지점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야외전술집중훈련간 장병들이 야간 정찰감시지역 이동에 앞서 임무예행연습 일환으로 대기지점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이날 훈련은 부대가 직접 개발·실시하는 9주 전술집중훈련 모델의 마지막 단계인 야외전술훈련으로 3개의 지역대로 나뉘어 훈련에 돌입했다.

그중 기자가 동행한 곳은 황인형(소령) 지역대장이 이끄는 5지역대. 산 중턱 대기 지점으로 이동한 황 지역대장과 팀원들은 야간 은밀기동을 위한 최종 군장검사와 명령하달,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특히 예행연습은 은밀기동 중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실전적으로 진행됐다. 작전지역으로 투입 전 실시하는 마지막 과정인 만큼 비장함이 느껴졌고 모두 결연하고 진지한 모습이었다.

황 5지역대장은 “새벽부터 전투태세 준비를 했고, 이동 간 장애물 봉착과 포탄 낙하, 환자 발생 등 가장 가능성이 큰 우발상황을 산정하고 예행연습을 계획했다”며 “소수의 정예부대로 행동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혼자면 두렵고 힘에 부치는 일도 전우들과 함께 하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9주 집중훈련의 완성 단계에 와 있다”며 “특공대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하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둠 속에서 경계를 끈을 늦추지 않고 이동 중인 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 이경원 기자
어둠 속에서 경계를 끈을 늦추지 않고 이동 중인 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 이경원 기자


오후 8시가 넘어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본격적인 야간 은밀기동훈련이 시작됐다. 비교적 월광이 좋은 시기지만, 산악에서는 달빛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30㎏이 넘는 완전군장을 한 병력은 거침없이 앞으로 나갔다. 능선을 피하다 보니 모든 이동로는 급경사의 연속이었다. 5지역대장은 평소보다 짧은 이동 거리라고 안심시켰지만, 지도상으로도 8㎞가 넘었고, 체감거리는 그 두 배가 넘는 듯했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야간 훈련은 계속됐다.


정찰감시기지에 도착한 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수색정찰을 하고, 통신망을 개통했으며, 감시소 운용을 위한 잠적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곳곳의 위장된 잠적호 안으로 몸을 숨긴 팀원들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훈련이 끝나기 전까지 잠적호 안에서의 정찰감시 보고, 화력유도, 전투피해 보고는 계속됐다. 야간까지 계속된 힘든 훈련 속에서도 팀원들의 표정은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때 이른 더위로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지난 16일 야외 전술집중훈련 중인 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의 얼굴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이경원 기자
때 이른 더위로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지난 16일 야외 전술집중훈련 중인 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의 얼굴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이경원 기자


늦깎이 용사인 이진혁(29) 일병은 “늦은 입대였지만 지속적인 단련으로 빠르게 체력이 향상됐다. 완전군장 훈련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느끼는 짜릿함도 좋다”며 “9주 집중훈련 기간에 첫 후임병이 들어왔는데, 훈련 과정에서 후배를 챙길 수 있는 여유와 책임감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특공연대 이준성(소령) 작전과장은 “평소 특공연대 장병들은 다양한 환경과 지형에서 고강도 훈련을 한다”며 “생소한 지형으로 이동한 후 주·야간 전술훈련을 하고 악조건 속에서 작전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한 교육훈련만이 유사시 우리 부대원의 생명을 보호하고 임무 완수를 보장한다는 신념 아래 앞으로도 다양한 상황 부여를 통해 실전에서의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화천에서 글=김민정/사진=이경원 기자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들이 치밀한 전술행동을 보이며 상황부여에 따른 임무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이경원 기자.
불사조 특공연대 장병들이 치밀한 전술행동을 보이며 상황부여에 따른 임무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이경원 기자.


PART Ⅱ 

책상 아닌 현장서 전술토의… 예민한 전투감각 유지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가 연일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부대는 우리 군이 추구하고자 하는 ‘강한 육군’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평시에 ‘강하고 실전적인 교육훈련만이 전장에서 승리를 보장해 줄 수 있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 장병이 각종 전술훈련을 소화하며 매일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교육훈련을 잘하는 부대=우수한 부대’라는 풍토를 정착하기 위한 것. 이에 ‘체력단련’과 ‘실전적 사격훈련’, ‘팀 단위 임무 수행 능력 구비’ 등 크게 3가지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최악의 조건, 최고의 체력으로 극복한다


특공연대 장병들은 일과 준비를 하면서 전투복 대신 활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지난 3월부터 체력단련 위주로 일과표를 조정하면서 오전 일과가 체력단련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장병들은 오전 8시30분부터 11시40분까지 체력단련활동에 집중한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3㎞ 달리기 등 기초체력단련 3개 종목으로 몸을 푼 후 전장순환운동과 레그턱(매달려 다리 올리기), 밧줄타기, 240m 달리기를 팀 단위로 실시한다.

특히 밧줄타기는 전신주를 이용해 11m 높이로 실시하는데 통상 5m를 오르는 일반 부대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또, 완전군장으로 산악을 오르고 뜀걸음을 하는 등 전시 산악지역 극복을 위한 고강도 체력단련도 진행한다. 오후 4시부터는 오후 체력단련이 시작된다. 이때는 자율형 체력단련으로 특공무술 등 전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격투기술과 근력운동 위주로 진행된다.


장재혁 상병은 “입대 시 몸무게가 109㎏이었는데, 특공부대에 온 뒤 꾸준한 일일체력단련으로 6개월 만에 21㎏을 감량했다. 신병 때보다 몸도 가볍고 체력도 좋아졌다”며 “전우들과 함께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항상 부대마크를 보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전적 사격훈련’ 완전 정착


부대는 지난해 8월 군단장 주관으로 실전적 사격훈련(속사사격) 시범식 교육을 진행했다. 속사사격의 핵심은 50m 이내 근접거리에서 출현하는 표적을 신속한 단발 속사로 제압하는 것. 여기에는 고정 및 기동 간 사격, 전술적 탄알집 교환, 기능고장 시 응급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 부대는 이 같은 사격모델을 ‘2019년 부대훈련지시’에 반영하고 예하 전 부대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특히 실전적인 사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 수시로 이러한 속사사격을 팀 단위로 실시하고 있다. 일정한 거리의 약속된 표적을 제압하는 훈련은 사격술 자체를 향상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특공연대의 부대 특성을 고려했을 때에는 ‘속사사격’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특공연대 장병들의 생각이다. 이뿐만 아니라 저격수의 사격 능력 향상을 위해 주 1회 저격수 사격을 계속 실시하고, 전장과 유사한 지역에서 다양한 전술적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전·평시 팀 단위 임무 수행 능력 완벽 구비

특공연대는 전시 임무 지역을 고려해 전방지역을 수시로 방문하며 전술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도만 보고 앉아서 연구하는 지형과 실제 지형은 많은 차이가 있고, 지형은 계절별로 변화하기 때문에 현장토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시와 가장 유사한 지형을 선정해 팀 단위 전술훈련도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대는 모든 공중기동 훈련을 탐색격멸훈련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다. 단순히 패스트로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실시하는 훈련은 의미가 없기 때문. 팀 단위로 헬기에 탑승한 특공연대 병력은 임의지역에서 패스트로프를 통해 바로 탐색격멸 지역으로 투입돼 훈련한다.


또, 중대급 팀 단위 훈련부터 대대급 전술훈련을 포함한 9주 전술훈련 집중모델을 적용해 주·야간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주어진 목표대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3주간 야외 전술집중훈련을 계획해 전장을 극복하고 최고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한 전술훈련을 실시한다.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실시된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야외전술집중훈련 이동에 앞서  장병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경원 기자.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실시된 육군2군단 불사조 특공연대 야외전술집중훈련 이동에 앞서 장병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경원 기자.


김산(대령) 불사조 특공연대장은 “우리 연대는 평시 군단으로부터 다양한 임무를 부여받는 즉응전력부대”라며 “평소 전 부대원들의 전투 감각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부대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대 특성에 맞게 개인 및 팀 단위 전투기술을 배양하는 것이 특공부대 정예화의 최종 모습이라는 생각으로 교육훈련을 강하게 실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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