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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름’ 인정할 때 소통은 시작된다

기사입력 2019. 05. 17   16:13 최종수정 2019. 05. 19   13:29

김수환 일병 육군2사단 무공대대

우리는 모순적인 존재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양가감정(兩價感情)이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에서 백세희 작가는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우울함을 느끼는 기분부전장애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와 긴 대화를 나눈다. 그녀가 전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경험했거나, 지금 경험 중인 아주 보통의 감정선이다.

대화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가 자신보다 소위 ‘잘나가는’ 사람을 보며 질투와 동시에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생각하며 우울함을 느낀다고 고백하는 부분이었다. 현대사회는 다른 이에게 보이는 모습에 치중한 나머지, 끊임없이 자기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오르내리는 자존감을 경험한다. 전문의는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감정이므로 입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과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소통하면서 비교에서 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서른 살에 입대했다. 입대 전에 나는 대만에서 아시아 국제기업과 정부의 정책을 연구하던 외국인 신분의 박사연구원이었다. 쉽지 않은 연구생활로 주변과의 대화도 줄어갈 무렵, 대만 사람들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와 도움을 건네는 모습 덕분에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동시에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하며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었다. 소통 능력이 불완전한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우리 대대 역시 중요한 핵심가치로 ‘소통’을 꼽고 있으며, 매달 실시하는 ‘소통의 날’ 행사를 통해 간부와 병사가 함께 부대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대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모두가 더 나은 주체이자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한 단계 더 발전할 계기가 된다. 이해와 소통을 통해 나와 전우들 모두가 성장함과 동시에 소속감을 느끼고 더욱 단단한 팀으로 거듭나게 됐다.

우리는 다양한 역할과 상황 속에서 삶을 채워가고 있다. 매일 생각한 만큼 완벽하진 않더라도 괜찮을 수 있다는 여유와 그 과정에서 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백이 필요하다.

어두운 감정을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어두움을 다양한 소통을 통해 밝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과정이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가 죽고 싶을 정도로 슬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맛있는 떡볶이가 먹고 싶은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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