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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성 기고] 이름 없는 영웅들을 조국 품으로

기사입력 2019. 05. 17   15:38 최종수정 2019. 05. 17   15:55

노일성 육군36사단 평창대대·중령

“전체 착검, 부대 돌격 앞으로~~ 백적산 고지를 탈환하라!”

차디찬 칼바람이 몰아치는 강원도의 3월 어느 날, 그들은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백병전을 불사하며 목표를 탈환하기 위해 밤낮없이 적과 전투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밟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있는 이곳 백적산은 1951년 3월, 유엔군 2차 재반격작전 일부인 하진부리 전투 때 이 지역을 방어 중이었던 북한군 2군단과 국군 7사단이 약 일주일간 치열한 전투를 펼쳤던 곳이다. 치열했던 전투를 방증하듯 2007년부터 유해발굴작전이 시작된 후 지난해까지 총 200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올해 역시 지난 4월 1일~5월 10일 6주간 유해발굴작전을 한 결과 유해 7구와 유품 1200여 점을 발굴했다.

강원도의 4월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작전 첫날부터 15㎝의 눈이 내려 이동로와 작전지역에 대한 제설작전으로 시작했고, 매일같이 1000고지가 넘는 작전지역을 오르내렸으며, 손이 꽁꽁 얼 정도로 추운 날씨와 칼바람의 악조건이었다.

하지만 차가운 땅속에 묻혀 계실 마지막 한 분을 끝까지 찾아 조국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최선을 다했다. 이렇듯 숭고한 유해발굴작전을 지휘하며 느꼈던 몇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자는 것이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차디찬 땅속에 묻혀 계신 선배님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희생하셨는지, 그들이 바랐던 지금의 모습은 어떤지 생각해 보았는가?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2010년 세계 최초로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전환된 나라이고, 2018년 세계 7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한 나라이며, 무엇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한류를 보유한 문화강국이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서 이만큼 발전한 것은 순전히 우리 한국인의 힘이었으며, 그 배경에는 선배 전우님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한다.

둘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고취하자. 치열한 전투를 상징하듯 작전 간 식별된 두개골과 어깨뼈 등 각종 유해와 유품을 보았을 때 아무런 대가 없이 오직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목숨 바친 이분들의 나라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

셋째, 힘들게 지키고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안보의식을 고취하자. 한반도 허리에 그어진 휴전선은 국경이 아니다. 말 그대로 정전 협정에 따라 결정된 쌍방의 군사경계선일 뿐이다. 제4 세대 전쟁이라고 표현될 만큼 현대전은 비군사적 안보위협 요인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전쟁의 긴장은 어떤 유형으로든 계속되고 있는데, 전쟁을 겪었던 세대와 그러지 않은 세대 간 안보의식의 수준 차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소중한 주권을 잃고 싶지 않다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하나 되고 강인한 안보의식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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