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한주를열며

[민경숙 한주를열며] 미래가 있기에 아프지 않은 5월

입력 2019. 05. 17   15:38
업데이트 2019. 05. 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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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꽃도 피고 나뭇가지들이 온통 푸르게 변하는 싱그러운 5월이다. 하지만 모두가 다 즐겁지만은 않다. 이런 5월이 되면 오히려 더 슬픈 사람도 있다. 


5월에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을 포함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 많다. 군대에 있다 보면 이런 5월에 가족이 더욱 그립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울 수 있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 나를 더욱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군대가 아니라 사회에 있어도 이런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오히려 슬픔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거나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 그 밖에도 일찍 부모를 여의었거나 어린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사람, 또 불치(不治)의 병으로 자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5월이 더 아픈 달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5월 가정의 달이 모두에게 사랑의 달로 다가갈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자식이 찾아오지 않아 혼자 어렵게 살아가는 홀몸노인, 어릴 때 부모가 자신을 버려 현재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들. 5월 가정의 달에 가정과 가족으로 인한 고통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다. 군대에서도 가정의 문제로 더욱 마음이 아픈 채로 5월을 지내는 동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가정의 문제로 슬퍼할 이유가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내가 앞으로 살면서 좋은 가정을 만들면 된다. 내가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랐다면, 앞으로 나는 사랑을 충분히 나누는 부모로 살아가면 된다. 나의 가정은 나와 부모와 형제가 만든 가정도 있지만, 앞으로 내가 결혼하고 이루어 나갈 가정도 있기 때문이다.

흙수저·금수저 이야기도 있지만, 살아보면 ‘나의 과거가 반드시 나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부모 밑에 태어나도 잘못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에 보도된 어느 재벌 3세들의 일탈(逸脫) 행위를 보라.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저렇게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무엇이 부족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지게 하는 행위를 하는지 말이다.

5월 가정의 달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사람이 있는가? 그대는 그대가 꿈꾸는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았는가? 실망하지도, 원망하지도 말라. 그대가 그런 가정을 만들 기회가 미래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5월에 피는 꽃을 쳐다보고, 산들의 푸름을 바라보고, 5월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면서 나의 미래를 계획하자. 슬플 이유가 없는 5월이다. 나의 과거는 나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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