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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고] 세 번째 바통을 넘기며

기사입력 2019. 05. 15   15:39 최종수정 2019. 05. 15   15:40

김기성 제37대 육군2군단장·(예)육군중장

격랑 속에 놓인 오늘의 한반도! 우리는 국가안보의 위기와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튼튼한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협력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은 지난 4일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대구경 방사포를 비롯한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렇듯 중요한 시기에 지난날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2군단의 역대 군단장들이 후배 전우들과 한자리에 모여 조국수호를 다짐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역대 군단장 초청행사는 후배 장병들의 따뜻한 환영을 시작으로 군단 핵심전력 발전에 관한 브리핑과 특공연대의 태권도 시범, 장비견학 순으로 진행됐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수사불패(雖死不敗)의 투혼을 담은 매서운 눈초리로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할 특공용사들의 패기는 우리 노병들의 근심을 단숨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우리의 땀으로 만든 국산 헬기 수리온을 비롯해 미래전장을 주도할 각종 신무기와 현대화된 장비들을 돌아보고 선후배 간 격의 없는 대화도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국 지킴이의 숭고한 사명을 후배들이 더욱 훌륭히 이루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자신감 넘치는 ‘파이팅’ 함성을 뒤로하고 군단을 떠났다.

싱그러운 5월에 치러진 이날 행사를 마치고 마침 이곳에서 아버지와 형의 뒤를 이어 자랑스러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막내아들을 만나기 위해 20여 년 전 사단장으로 근무했던 곳을 찾았다. 30여 회의 잦은 이사와 힘들고 고된 삶을 함께하며 자란 두 아들이 아버지가 걸어왔던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 대견하기만 하다.

옛 전우들과의 숱한 애환이 서린 춘천댐을 끼고 굽은 고갯길을 따라 수많은 추억과 땀이 어려 있는 근무지에 도착해 가슴 뭉클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전우들과 함께 누볐던 능선과 계곡, 내가 섰던 그 고지에 아들이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했다. 반갑게 맞아주는 아들과 한 뜨거운 악수는 형제가 물려받은 성스러운 조국수호 임무의 세 번째 바통으로 이어지는 굳은 맹세였다.

이제 나의 뒤를 나란히 이어가고 있는 두 아들과 함께 우리 삼부자는 조국수호의 숭고한 사명을 현역과 예비역으로서 각자의 몫을 다하리라 다짐해본다. 이제 과거 내가 지켰던 그 자리를 다음 주자인 막내아들에게 세 번째 바통을 넘기고, 조국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군 장병들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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