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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12회] 예상치 못한 상황....운용시험 중단

신인호 기사입력 2019. 05. 14   11:09 최종수정 2019. 05. 14   11:18

플레어는 신궁과 같은 열 추적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한국경 기동헬기 수리온(KUH-1)이 플레어를 터뜨리며 비행하고 있다(2014년 11월). 국방일보 DB

소요군, 독자적인 평가기준 적용


잊을 수 없는 고속표적기 추락 사고를 겪은 가운데 기술시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듬해인 2003년 2월부터 소요군의 주관 아래 운용시험평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운용시험은 원만하게 진행되지를 못했다. 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험방법과 평가 기준에 합의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개발된 대공유도무기를 시험평가한 것은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 이후 ‘신궁’이 두 번째. 천마에 대한 운용시험 때, 육군교육사령부는 국과연과 협의 아래 상호 합의한 시험 방법과 평가 기준을 정하고 시험에 들어갔다. 시험 종료까지 어떠한 이견도 없이 성공적으로 시험을 완료했다.


그러나 신궁 운용시험에 임하는 소요군의 시각과 자세는 천마 때와는 180도 달랐다. 군은 운용시험의 주관자로서 개발자인 국과연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요군은 개발자인 국과연의 시험장에서 시험계측장비를 사용해 얻은 시험 자료는 신뢰할 수 없고, 시험관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기본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개발자의 의견을 적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운용시험 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비합리적인 시험방법과 평가 기준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면 유도탄 사격시험에서 명중률 산정은 반드시 유도탄이 표적을 직격하든가 파편이 표적을 격추해야 명중으로 판정하겠다는 입장이었고, 국과연은 표적기가 실 항공기보다 아주 작기 때문에 실 항공기의 크기를 고려해 명중 범위를 정하고 유도 오차를 계측해 명중을 판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육군교육사는 유도탄은 총ㆍ포탄과 달라 표적의 크기에 무관하게 유효사거리 내에서는 어떠한 표적도 정확히 명중시켜야 한다는 주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했다.

또한 군 요구성능(운용능력)에 사거리가 5km로 명기돼 있기 때문에 적 위협 항공기는 크기에 무관하게 5km보다 먼 거리에서 유도탄의 탐색기가 표적을 포착해야 사거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적외선 탐색기를 적용하는 유도무기가 항공기 엔진의 배기열이 보이지 않는 정면접근 시 탐색기의 포착거리가 크게 감소한다는 일반적인 제한사항을 전혀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개발자가 운용시험 과정에서 군과의 견해 차이를 보여 갈등하는 것은 시험평가 전문화로 가는 단계에서 거의 모든 나라가 거쳐야 하는 과정인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도 최초의 휴대용 대공유도무기인 SA-7을 개발해 운용시험을 할 때는 군이 무리한 시험방법과 평가 기준을 요구하는 바람에 개발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러시아 군이 유도탄 충격시험의 일환으로 운반용 케이스에 든 유도탄을 2층에서 땅으로 떨어트린 후 사격시험을 하는 등 군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동원됐으나 SA-18을 시험할 때는 단발사격에 의해 명중 또는 불명중 판정으로 명중률을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격에서 얻은 유도오차를 적용해 시뮬레이션 모델의 상수 값들을 조정한 후에 시뮬레이션에 의해 명중률을 산정하는 과학기술 군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고온의 플레어로 추적 불량 확률 높아

운용시험은 불협화음 속에 2003년 2월 11일부터 시작됐다. 그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유도탄 내의 열전지 미작동, TAG시험을 위해 특별히 장착한 자이로(Gyro)의 미작동, 표적 플레어(Flare)의 2개 동시 점화 등이 그것으로 결국 2003년 6월 2일 군 운용시험이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플레어의 예를 보자. 신궁 유도탄 사격에는 플레어를 표적을 추적하는 열원으로 사용했다. 기술시험에서 6발의 사격이 모두 다 명중을 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2개의 플레어가 동시에 점화된 한번이 문제였다. 플레어의 성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이 사격을 실시됐다. 그리고 왜 2개의 플레어를 사용하면 유도오차가 많이 발생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분석되지 상태에서 시험이 진행됐고 결국 이는 시험 중단으로 이어졌다.

시험이 중단되자 연구팀은 향후의 성공적인 사격을 위해 그동안 찜찜하게 여겨오던 플레어의 비행 중 적외선 광량의 변화특성을 시험하기로 했다. 유도탄이 표적에 접근하였을 때 플레어가 탐색기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표적기가 근거리로 접근 및 퇴각할 때 플레어를 점화하면서 적외선(IR)온도를 측정하는 시험을 6월 3일 시도했다.

“플레어의 불똥이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지 마치 거대한 불꽃놀이 같았습니다. 실제 사격 시험 때는 먼 거리에서 보았던 탓인지 전혀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 그 플레어의 적외선 온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탐색기가 ‘마치 두리번거리듯’이 발진 추적하는 ‘추적 불량’ 상태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았어요. 따라서 2개의 플레어가 동시에 점화되면 발진 추적에 의해 유도오차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열량이 작은 플레어의 적외선 온도가 실제 항공기의 후미에서 본 엔진 열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이원상 책임연구원)

■ 이 글은 국방일보의 자매지인 월간 ‘국방저널’ 특별기획으로 2007년 연재된 ‘승리의 믿음 신궁, 개발에서 전력화까지’ 기사로서 국방일보 홈페이지 게재를 위해 일부 재구성하였습니다.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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