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호
강원도 홍천에서 인제 쪽으로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두촌면 장남교라는 다리를 지나면 ‘줄 장루이 추모공원’이라는 표지판에 이어 베레모(beret帽)를 쓴 외국인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줄 장루이(Jules Jean-Louis, 1917∼1951) 소령이다. 그의 동상은 어깨에 총 대신 구급낭을 멘 모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더 모은다.
장루이 소령은 프랑스 앙시베시 출신으로 육군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인도차이나에 두 차례 파병된 바 있는 그는 1950년 11월 26일 프랑스군 수석군의관으로 우리나라에 첫발을 디디고 6·25전쟁에 참전했다. 남성리전투·지평리전투·1037고지전투 등 5개 지역 전투에 참여했으며 이동병원의 의무대장으로서 부상병과 주민들을 치료했다.
1951년 5월 8일, 홍천군 장남리에서 한국군 장병 2명이 지뢰를 밟아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적이 매설한 지뢰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을 응급 조치, 구출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현장에서 나오는 길에 적이 매설한 지뢰를 밟아 그만 산화하고 말았다. 그의 나이 34살이었다.
그의 동상은 지난 1986년 한불수교 100주년과 장루이 소령 산화 35주년을 맞아 그가 숨져간 전사지(戰死地)에 추모공원을 조성하면서 함께 건립, 그해 10월 25일 제막됐다. 프랑스 정부에서도 쥴 장 루이 소령에게 십자훈장 등을 수여하고, 프랑스 내 프뤼제시 육군병원을 장 루이 병원으로 개명하는 등 그의 정신을 높이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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