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협상 성공에는 ‘끈기와 설득, 열린 자세’가 중요
리더는 협상력·조정력 갖추고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
거친 상대에게는 확고하되 유연한 자세로 포용·설득
협상 전문가들 수많은 분쟁 겪으면서 기법 발전시켜
협상은 늘 실패의 위기를 동반한다. 수많은 협상 사례도 늘 위태위태한 파국의 순간을 극복하고, 진통과 결렬 위기를 겪은 끝에 성사됐다. 협상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거친 상대는 자신의 협상 파트너를 비난하고 공격한다.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시위까지 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기도 한다. 협상학은 이럴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상대를 설득하며, 협상 지식과 기술을 잘 발휘하면 마지막 순간에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협상에 나설 때는 확고한 원칙과 대안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연하고 열린 자세로 상대를 포용하고 설득함으로써 협상의 성공을 추구해야 한다.
지도자들의 협상 원칙
정치 분야든, 경제 분야든 조직의 지도자인 리더는 늘 협상력과 조정력을 갖추고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국가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조직 내부의 갈등이나 노사대결로 위기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많은 인명 피해나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는 갈등이나 파국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상호 이익을 나누는 윈윈협상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지혜와 경륜을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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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결의 시대는 가고 협상의 시대가 왔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대통령에서 물러났지만, 외교 분야에서는 큰 업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전쟁위기를 겪은 미·소 관계를 풀어냈고, 1972년 중국을 방문하는 핑퐁외교를 시작으로 22년간 서로를 적대해온 미·중 관계를 평화와 협상의 길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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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은 민주화 및 인권투쟁에 나섰다가 백인 정권에 의해 27년 동안 감옥 생활을 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그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남아공의 민주화와 발전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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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로 인해 타협하지 말 것이며, 남이 나에게 타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말라.”
43세에 미국의 최연소 대통령이 됐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재임 중 쿠바 사태, 베를린 봉쇄 등 여러 위기를 잘 극복하는 협상력을 발휘했다. 여기에는 원칙과 대안을 갖추고, 실패할 때는 늘 책임을 지면서 의회와 진지한 협상에 나섰던 그의 자세가 큰 힘이 됐다.
전문가들의 협상 경구들
협상 전문가들은 수많은 전쟁과 분쟁을 겪으면서 연구하고 체득한 협상 기법과 지식, 경험을 통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많은 방법을 제언했다. 실전 협상에서 참고가 될 소중한 경구들이다.
▲“협상이란 케이크를 나눠줄 때, 모든 사람이 자기가 가장 큰 조각을 가졌다고 믿게 하는 기술이다.”
독일의 총리를 지낸 루트비히 에르하르트는 1949년 경제 장관에 취임한 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패망했던 독일의 전후 경제개혁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큰 성과를 거뒀다. 협상주의자였던 그는 시장경제에 따른 자유경쟁과 함께 국가의 적절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훌륭한 협상자는 결코 그릇된 약속을 하거나 신의를 저버림으로써 협상의 성공을 도모하지 않는다. 유능한 대사는 과거처럼 남을 속이는 데 능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릇된 사고방식이다.”
프랑스 루이 14세의 최측근 참모였던 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특명전권공사는 17세기 격전의 유럽 외교가에서 뛰어난 외교력과 협상력으로 프랑스의 융성을 이끌었다.
▲“정치의 기본은 협상이다.”
독일의 사실주의 작가이자 문화사가인 구스타프 프라이타크는 정치인과 군인의 길을 겪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성공하는 정치는 급진주의나 현실도피주의가 아니라 치열한 협상을 통해 국가와 국민의 행복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비난하며 고집만 부리는 상대, 맞받아치면 안 돼
● 하버드대 연구팀의 ‘협상난항 4가지 대처법’
협상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상대, 나의 제안을 비난하는 상대, 때로는 인신공격까지 하면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상대와 협상하는 일은 곤혹스럽고 난감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강경한 태도에 나 역시 맞받아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러나 상대를 거부하고 비난하는 것은 상대의 입장에 나를 묶어놓게 되며, 다시 상대방의 공격을 받고 방어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하버드대학교 협상문제연구팀은 이 같은 상황에서 유용한 4가지 대처법을 제시한다.
1 상대방의 입장을 공격하지 말고, 그 입장의 이면을 보라.
상대의 입장에 대해 거부하지 말고, 하나의 가능한 사례로 생각하라. 그 입장의 이면에 놓인 이해관계를 찾아보고, 그 입장이 반영하는 원칙을 찾은 뒤 이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라.
2 당신의 아이디어를 방어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비판과 조언을 구하라.
상대방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기보다 상대에게 조언을 구하면, 오히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상대의 제안을 거절하고 반박하기보다, 상대에게 내 아이디어의 어떤 점이 잘못됐느냐고 의견을 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합의에 장애가 됐던 비판을 합의 과정의 필수요소로 바꿀 수 있다.
3 당신에 대한 인신공격을 당면 문제에 대한 공격으로 바꾸라.
인신공격을 당했을 때 역공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뒤로 물러앉아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도록 내버려둔 뒤, 그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나에 대한 인신공격을 문제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바꾼다.
4 질문 후엔 침묵을 지켜라.
반박하거나 공격하기보다 질문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계기를 만든다. 질문을 통해 상대는 오히려 교육을 받게 된다. 질문 후에는 침묵하며 기다려야 한다. 또 다른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밝히면, 상대는 빠져나갈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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