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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 주를 열며] 네 삶에 ‘이야기’를 입혀라

기사입력 2019. 04. 26   15:34 최종수정 2019. 04. 28   16:08

      
김 병 진 
KBS 2FM 부장·프로듀서


바야흐로 ‘정보사회’가 가고 ‘이야기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덴마크 출신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에 따르면 1990년대를 정점으로 정보사회가 저물고, 이야기(Story)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야기 사회를 “꿈과 감성,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꿈 사회’, 즉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정의했다.

옌센의 주장처럼 감성과 이야기가 중시되는 현상은 많은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스펙보다 스토리를 가진 지원자를 선호한다. 필자 역시 몇 차례의 면접관 경험에서 좋은 스펙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있는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곤 했다. 소비자들도 같은 제품이라면 돈을 더 주더라도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구매하려 하고, 감동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예컨대 값싸고 성능 좋은 오토바이보다 시끄럽고 연비도 좋지 않은 할리데이비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실패와 좌절이 많았던 히말라야 도전 이야기와 네팔 산악지대 고산족 셰르파 자녀들을 위한 학교 건립 등 휴먼 스토리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특히 한 방송에 출연해 군 생활 도중 속칭 ‘꿀 보직’을 마다하고 극한의 부대인 해군특수전전단(UDT)에 지원했던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적이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처럼 스토리, 즉 이야기에 환호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재미를 주고, 그 재미를 통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얻은 교훈은 인간의 생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야기는 삶에 필요한 여러 간접경험을 하게 만든다. 인간이 생존하는 데 경험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인간이 필요한 모든 경험을 다 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따라서 소설이나 영화·드라마 등 픽션(Fiction), 즉 허구의 스토리를 통해 대신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은 생존을 위한 지침서가 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교수 유발 하라리는 명저 『사피엔스』에서 “더 영리하고 신체 조건도 우월했던 네안데르탈인을 사피엔스가 제압하고 현생인류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픽션을 창조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스펙은 불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스펙이 필요하다. 다만 스펙만으로는 상대방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영화나 드라마같이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젊고 건강한 청춘들이 조국의 안보를 담당하며 나누는 우정 및 난관 극복의 군대 이야기는 최고의 스펙이며, 멋진 스토리다. 거기에 엄홍길 대장의 UDT 이야기처럼 도전이나 시청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한다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삶을 돋보이게 하는 최고의 무기이며 생존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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