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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경 문화산책]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레바논

입력 2019. 04. 18   14:56
업데이트 2019. 04. 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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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미 경 
세계여행전문가
노 미 경 세계여행전문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세계 일주가 꿈이었던 필자는 성인이 된 뒤 안락하지만 반복적인 지루한 삶 대신, 위험하고 고단하지만 흥미진진한 모험을 선택하기로 하고 무작정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세계여행에 도전했다.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알 수 있었으며, 세계화한 시대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공통 과제를 서로 공감하며, 아픔과 슬픔도 함께할 수 있었다.

내가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나라는 중동의 파리라고 불리는 레바논이다. 레바논은 중동의 지중해 동부 연안에 있는 다종교의 아랍 국가로, 수도는 베이루트다. 레바논의 바알벡과 시리아의 팔미라, 요르단의 와디럼과 페트라는 정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는 여행지다. 국군 장병에게는 유엔레바논평화유지단(동명부대) 파병지로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레바논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페니키아인이 해안지대를 근거지로 해 티루스·시돈 등의 도시국가를 건설했다. 바빌로니아·페르시아제국·로마제국·프랑스 등의 지배를 받다 보니,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며 또 좋은 항구를 가진 혜택으로 레바논은 옛날부터 교역의 중심지로 번영했고, 또 지중해성 기후로 언제든 여행하기에 적합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행지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으로 또다시 몇 년 전 레바논을 찾았는데, 그런 아름다운 추억은 순간 사라지고 수도인 베이루트가 그야말로 쓰레기 천지가 되어 있었다.

베이루트의 길거리에는 온통 쓰레기가 나뒹굴고, 폭우까지 겹쳐 곳곳의 웅덩이에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가 하면, 한편에는 쓰레기 산이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곳곳이 쓰레기 천지였다.

매일매일 넘쳐나는 쓰레기를 소화해낼 매립지를 구하지 못해 집 앞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집중호우로 다 떠내려가면서 도시가 쓰레기 천지로 변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높아진 온도 때문에 심한 악취가 풍기고, 벌레가 너무 많아서 시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다.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여행 시 빙하가 녹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함께 레바논의 쓰레기 문제 등을 직접 내 눈으로 목격하면서, 환경문제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전부터 세계를 여행하며, 환경문제와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세계를 일주한 세계여행전문가이자 여행작가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환경운동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얼마 전 남태평양에 여행을 다녀왔는데, 태평양의 한가운데 한반도 7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존재하며, 많은 해양동물이 플라스틱 등 쓰레기들로 인해 고통받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공존해야 할 동물들을 위해 환경오염을 줄여나가야겠지만,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환경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환경오염이나 쓰레기 문제는 정부 차원은 물론,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전 인류적 문제이겠지만, 우리 개개인, 즉 나부터 일회용품을 줄이고 분리배출을 철저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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