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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은 문화산책]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기사입력 2019. 04. 11   15:46 최종수정 2019. 04. 11   16:34


박 소 은 소프라노

성악가이기 때문에 매일 노래를 부르고 가르친다. 많은 사람이 내게 질문하곤 한다. “노래, 어떻게 하면 잘 불러요?”

나는 늘 “부르는 사람의 마음을 다 쏟아내라”고 답한다. “슬픈 노래는 절절하게 마음 아프고 슬프게, 아름다운 노래는 눈부시게 아름답게 부르라”고 조언한다. 소리 빛깔이 좋고 볼륨이 크고 발성이 좋은 사람도 많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즐거움과 감동이 전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서 악성 베토벤은 “음악은 어떤 지혜나 철학보다 더 높은 계시를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노래는 누군가에게 가사로 전달돼야 하므로, 부르고 듣는 사람 사이에 감동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 노래 부르는 사람은 순간 시인이 노래하는 것처럼, 오페라의 주인공인 것처럼 온 정성을 다하게 된다. 듣는 이의 순간 심리상태, 시간, 장소, 곁에 있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음악을 느끼게 된다.

그들은 또 묻는다. “발성도 모르는데 어떻게 마음만 쏟아내느냐”고 질문한다. 다소 야속하지만, 타고난 좋은 소리는 노래 부를 때 장점이 된다. 그렇지만 올바른 발성, 음정, 박자, 작곡자의 의도와 곡의 전반적인 해석 능력, 가사 전달과 표현력, 암보는 노래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끊임없는 발성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올바른 발성을 위해 턱과 혀에 들어간 힘을 빼고 막혀 있던 발음들을 우선 교정해야 한다. 가사를 부르기 전, 멜로디에 모음을 붙여 음과 음을 연결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몸의 불필요한 힘을 빼고 바른 자세로 선 이후, 횡격막 호흡을 통해 숨의 유지와 원활한 흐름을 느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노래는 편안해지고, 부르는 사람의 감정이 더해져 더욱 세련된 노래가 만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제자들과의 수업은 의미가 크다. 때론 실수하고 이해가 부족해도 그들의 음악사랑은 나의 성취욕을 불타오르게 한다. 대부분 어릴 때 부모님의 반대로, 가정 형편 때문에, 음악전공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이나 자신감의 결여 등 여러 이유로 노래 공부를 포기한 분들이다. 음악 입문 시절의 좋지 않은 기억과 경험으로 음악의 매력을 놓치고 살다가 뒤늦게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경우도 많다.

제자들이 교습 중에 노래하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나는 그 노래를 끊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같이 울곤 한다. 노래가 끝난 뒤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교감하곤 한다. 이후 그들은 갇혀 있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많은 분이 “노래가 이렇게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거였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내놓기 어려웠던 마음속의 감정을, 올바른 발성법을 통해 편안하게 소리를 내보니 음악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수줍게 고백한다. 나는 이런 작업을 기쁨으로 대하고 감사하게 즐기고 있다. 내가 부르고, 가르치며, 함께 부르는 노래가 이 세상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면, 나는 이 작업을 내 호흡이 다하는 순간까지 놓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노래는 사랑 그 자체이고, 위로이며, 따뜻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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