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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LC(기초 리더 과정)를 수료하고

입력 2019. 03. 22   17:00
업데이트 2019. 03.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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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 진 중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김 선 진 중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올해 초 한 달 코스로 미 8군 부사관학교에서 기초 리더 과정(BLC·Basic Leader Course)을 이수했다. 이 과정은 미군이 하사 진급 전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육으로, 보병을 포함한 전 병과가 대상이며 4주간 기초적인 리더십, 트레이닝, 개인전투기술 및 기초전술교육을 받는다. 구성원들은 미 육군 상·병장(3~5년 차) 교육생이다.

교육생들은 새벽 4시30분에 기상해 미 육군체조와 체력단련을 한다. 이른 시간이고 피곤하지만 누구 하나 열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단순한 몸풀기에서 끝나지 않고, 준비운동을 포함해 14가지 큰 제목의 운동이 있었다. 운동마다 적게는 4가지에서 10가지가 넘는 동작들로 구성되며, 전시에 꼭 필요한 근력과 지구력 위주의 운동으로 1시간 동안 했다. 이후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수업에 들어가면 8교시까지 50분 공부하고, 10분 쉬는 빡빡한 일정이다.

평가에 두 번 불합격하면 퇴소해야 한다. 실제로 불합격한 인원들이 짐을 싸고 새벽부터 퇴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한국군에게는 퇴소 제도가 적용되지 않지만 자존심 때문에 불합격할까 노심초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는 교육 입소 2일 차에 받은 첫 평가로, 체력측정이었다.

새벽 5시부터 체력측정을 했고,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도 한국군과는 자세가 달랐다. 자세가 맞지 않으면 중단·열외를 시켜 재평가했다. 군 생활의 경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군은 나이가 올라갈수록 경험도 많고 자연스레 근력도 강해지므로 측정기준도 같이 올라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교육을 받으며 가장 크게 배우고 느낀 점은 부사관으로서의 강한 자부심과 분대장의 리더십에 관한 것이다. 미군은 병장부터 부사관에 포함되는데 이들은 누구보다 전문적이고, 우수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 그리고 장교와 용사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계급을 막론하고 우리도 이러한 자세가 필요하며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과학화전투훈련단의 분대장 관찰통제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분대장들을 전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리더십 면에서도 평가하게 되는데 이 교육은 분대장 관찰통제관으로서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끝으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나는 스스로를 당당한 군인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부사관으로서 자부심과 자질을 갖춘 군인인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교육을 받으면서 ‘과연 나는?’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고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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