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폭풍대대, 슬구너머 갱도진지를 확보하다

입력 2019. 03. 19   16:07
업데이트 2019. 03. 19   16:08
0 댓글

- KCTC 훈련을 다녀와서-



권 성 이 중령 
육군28사단 폭풍대대장
권 성 이 중령 육군28사단 폭풍대대장
“3월 4일 11시55분 제28사단 돌풍연대 전투단의 KCTC 훈련 상황을 종료합니다.”

관찰통제관의 무전기를 통해 음성 메시지가 전파되자,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라도 한 듯 훈련장 곳곳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훈련장으로의 부대 이동을 시작으로 특수조건하 작전, 공격·방어작전, 최종 사후검토까지 16일이라는 길고도 험난했던 KCTC. 우리의 여정을 되짚어본다.

지난해 12월 14일, 대대장으로 갓 취임한 내게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계획되지 않았던 KCTC 훈련 참가였다.

준비기간은 두 달 남짓. 1월 초 전입 신병 46명과 함께 대대로 전환된 병력 100여 명을 전투단의 일원으로 육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예측 불가였다.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악조건들이 우리의 자신감과 의지를 떨어뜨렸고, 훈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커지게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이 훈련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대대는 사단의 ‘와이파이(WHY-FI)’ 캠페인에 착안해 ‘KCTC 와이파이’를 진행했다. 와이파이 캠페인이란 자신의 존재 목적(신념·가치·본질 등)을 찾아 전우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전우애를 높이고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캠페인이다. 이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WHY)를 찾고 이를 통해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전 장병과 함께 찾아갔다.

실제 전장과 가장 유사한 훈련, KCTC를 통해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배웠다.

포탄이 떨어질 때 엎드리지 않으면 그 즉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게 되고, 적 특수전 부대를 격멸하기 위해선 지능적으로 적을 차단·엄호·추격해야만 적을 제압하고 사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투근무지원 시설 피해로 밥을 제때 먹지 못하기도 했고, 연속된 작전으로 전투피로가 누적돼 적시적절한 적 첩보사항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작전 실시간 상황판단-결심-대응이 늦어지면서 결정적 호기를 상실하는 뼈아픈 경험을 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부대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장에 몰입했고, 적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타올랐다. 싸워 이기겠다는 필승의 전투의지로 눈빛에서부터 강인함이 배어 나왔고, 필사즉생의 강한 신념이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외조부상을 치른 후 훈련에 복귀한 저격반장은 수많은 대항군을 쓰러트린 전쟁영웅이 됐고, 몸이 아픈 용사들도 조리병들을 돕기 위해 설거지 부대를 자처했다.

반드시 임무를 달성하겠다는 끈질긴 전투의지와 집념, 개개인들의 정성과 열정이 대대 전체의 마음이 되어 하나로 합쳐지면서 우리는 강한 전우애를 키웠고, 훈련 부대 최초로 대항군의 핵심거점인 슬구너머 갱도진지를 확보하는 전과를 달성했다.

훈련을 마친 지금. 우리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군인이 되기 위한 나침반, KCTC를 통해 우리는 큰 교훈과 가르침을 얻었고 모두가 승리하는 부대의 진정한 전사로 거듭났다. 이번 훈련으로 경험한 전훈과 노하우를 분석하고 활용해 앞으로도 부대 전투력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