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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서재] 육참총장 "도약적 변혁, 한계를 넘어 초일류 육군으로"

김상윤 기사입력 2019. 03. 20   14:40 최종수정 2019. 04. 09   07:23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케블라 군단’(Kevlar Legion)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5일 육군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 육군 변혁의 역사를 다룬 ‘케블라 군단’을 추천도서로 선정한 이유와 육군이 추진하는 도약적 변혁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변혁이란 무엇인가. 왜 지금 변혁이 필요한가. 변혁은 어떤 마찰에도 계속될 것인가. 그 해답을 듣기 위해 육군의 도약적 변혁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다. 15일 육군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 총장의 손에는 미 육군 변혁의 역사를 다룬 『케블라 군단』이 들려있었다. 


‘케블라 군단’(Kevlar Legion: The transformation of the U.S. army, 1989~2005) / 존 슬론 브라운


최강이라 불리는 미 육군. 그러나 김 총장은 “그들에게도 위기의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 육군도 한때 ‘구멍 난 군대(Hollow Army)’라 불렸습니다. 베트남전 이후 엄청난 질책을 받았고, 탈냉전 시기 인원·예산 감축 요구와 함께 거대한 전략개념의 변화에 직면하게 됐죠. 또한 3차 산업혁명에 따라 싸우는 방식도 크게 바꿔야만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오늘날 우리 육군의 현실과 아주 유사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변혁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케블라(Kevlar)는 고무제품의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합성물질로 방탄복의 재질로도 활용된다. 김 총장은 “케블라 군단이란 제목은 위기에 처한 미 육군이 근본적인 변혁을 통해 ‘케블라’와 같은 강도 높은 부대로 환골탈태하는 과정을 상징한다”며 “현재 우리 육군이 직면한 도전적 현실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강한 군대는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끊임없이 변혁을 이뤄왔습니다. 미 육군도 통렬한 반성에 기초해 장기간 강력하고 근본적인 변혁을 추진했기에 지금의 강군을 건설할 수 있었죠. 우리 육군도 이 위기를 도약적 변혁을 이룰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특히 영관장교 이상은 모두 이 책을 읽고 미 육군의 변혁 과정을 간접 체험하길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도약적 변혁이 왜 필요한지를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어서 김 총장은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해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것은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과 같다”며 ‘도약적 변혁’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점진적인 개선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혁신이란 단어조차 기성적이고 낡게 느껴졌습니다. ‘도약적 변혁’이란 말은 물리학적 개념인 양자(퀀텀)에서 착안해 만든 것으로서, 육군의 형과 질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약적으로, 완전히 새로워져야만 수많은 도전요소를 일거에 타개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미 육군에는 부오노, 설리번, 레이머, 신세키, 슈마커로 이어지는 5명의 참모총장이 재임했다. 김 총장은 이들의 ‘혜안’과 ‘의지’에서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었다.

“변혁에 있어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한계를 넘어서는 초일류 육군(The Hyper-Army:Beyond Limits)’이라는 미래 비전과 첨단과학기술군 등 변혁의 방향성을 잡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백워드 플래닝’ 방식으로 현용군·중간군·미래군·개념군의 개념을 도출해 변혁을 추진하게 된 것은 신세키의 영향이 큽니다. 육군은 미래 비전 구현을 위한 4대 핵심영역을 ‘첨단과학기술군’, ‘가치 기반의 전사공동체’, ‘창의력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의 보고’, ‘복지·문화의 혁신으로 사기 충만한 육군 건설’으로 정하고 이에 따른 세부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습니다.”

16년에 걸친 미 육군의 변혁 과정에서 참모총장은 주기적으로 교체됐지만, 변혁의 방향성만큼은 계속 유지됐다. 김 총장은 미 육군이 변혁의 추동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 주목하고 있었다.

“미 육군의 변혁은 군 내외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신세키의 경우 취임 초부터 육군 현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전략소통을 활발히 함으로써 국민과 장병의 공감대를 획득했죠. 변혁이 한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는 복합적 성격이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략 상황, 사회·경제적 변화, 기술발전 흐름에 따라 교리·편성·훈련·행정·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동시적이고 포괄적인 육군 개혁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 총장은 지난달 독일과 터키를 공식 방문해 세계 육군의 동향을 직접 확인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안보환경의 변화는 미래전 양상을 바꿀 것이며, 전 세계 육군이 이에 대비한 개혁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미 육군은 이미 1990년대부터 디지털화를 추진했습니다. 우리는 10년 이상 뒤처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적으로, 군 내부적으로 우수한 4차 산업혁명 인재와 기술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워리어플랫폼, 드론봇전투단은 세계 흐름에 부합한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음을 독일 현지에서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육군이 학습조직화해 혁신을 운동(movement)으로 전개한다면, 반드시 경쟁자를 초월하고 미래전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변혁의 효과는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김 총장은 조급함을 거두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기술·의식 모든 분야에 광범위한 투자가 지속돼 인프라가 어느 정도 쌓이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비로소 도약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죠. 드론봇전투단의 경우 공역·보안·주파수·국내 기술력 문제 등으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긴 어렵지만, 2~3년 뒤에는 반드시 티핑포인트를 넘게 될 것입니다. 해외도입 방식으로 드론봇의 진전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육군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조국의 이익과 발전을 숙고하는 것이 우리 육군의 DNA이기 때문입니다”.

김 총장은 변혁을 추진하는 육군의 리더답게 혁신적인 ‘독서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 그는 과학기술의 힘으로 러닝머신 위에서도 독서를 한다. “주로 전자책(E-Book)을 휴대전화나 태블릿에 넣어두고 헬기 안이나 차 안에서 짬짬이 읽습니다. 때로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전자책을 소리 내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운동을 하면서 책을 ‘듣기도’ 합니다. 그만큼 독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장병들의 군 복무를 사회와의 단절이 아닌, 자신의 꿈을 이뤄나갈 수 있는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여러분이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아이디어는 육군의 도약적 변혁을 이끌어 나갈 힘이며, 미래를 주도할 리더로 거듭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케블라 군단에서 저자는 참모총장의 자리를 파도를 타는 서퍼(Suffer)에 비유한다. 서퍼는 물결을 타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균형을 잃는 순간 인정사정없이 역류에 고꾸라지게 된다. 물론 김 총장에게도 두려움은 있다. 변혁 추진과정에서 적지 않은 저항과 마찰이 있었고, 때로는 오해와 왜곡에도 맞서야 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육군 구성원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변혁의 고삐를 다시금 움켜쥔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앞으로 전진하는 서퍼에게 파도와 바람이 꼭 필요하듯, 육군의 변혁에는 구성원의 공감과 지지가 절대적입니다. 3성 장군회의, 혁신학교, 아미비전아카데미를 통해 장군단을 비롯한 장병들의 가슴에 변혁 의지를 심어주고자 노력해 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변혁은 결코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변혁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육군의 도약적 변혁에 변함없는 지지와 참여를 당부합니다.”


●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4대 장병 추천도서와 한줄평


(1) 목민심서(정약용): 

400년 전 리더들도 부하를 대하는 자세와 리더의 자격에 대해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다. 청렴함, 성실함 등 리더로서, 지휘관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배우자.

(2) 딥체인지(로버트 E 퀸): 

급변하는 환경에 직면한 조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떻게 변혁의 프로세스를 풀어나갈 것인지를 배울 수 있다.

(3)우리의 국방,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정홍용): 

우리 군이 당면한 안보 환경 변화, 혼돈의 시기 속에서 자기 성찰과 혁신, 전문인력 육성 등 국방개혁에 대한 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4)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노석조): 

우리와 이스라엘은 여러 점에서 안보환경이 유사하다. 이스라엘이 강한 군사력을 건설할 수 있었던 국방전략과 병영혁신정책이 소개돼 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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