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병영칼럼

[이시우 병영칼럼] 검색 말고 사색

입력 2019. 03. 18   16:23
업데이트 2019. 03. 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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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에반더피셔(EVAN The Fisher) 대표·작가
이시우 에반더피셔(EVAN The Fisher) 대표·작가


사색이 아닌 검색을 하는 시대다. 스스로 깊게, 넓게,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천천히 알아내어 해결하는 것보다는 궁금하면 곧바로 검색하고, 검색되면 사실로 인식하고, 인식되면 그것을 누군가에게 퍼 나르고, 그것은 다시 누군가에게 검색의 데이터 역할을 한다. 진실보다는 사실로 추측되는 거대한 덩어리 구름 속에 사는 느낌이다.

얇고 넓은 지식은 풍성해지겠지만, 생각에 근육이 생기고, 깊이 사색하고, 사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나만의 건전한 관점을 갖추는 것은 분명 약해지고 있다. 관점은 사라지고 정보만 있는 시대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수없이 많은 타인이 뒤섞여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자칫하면 길을 잃기 쉽다. 이것을 놓치면 보통, “왜 사는지 모르겠다” “뭐 하고 사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입에 달게 된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비교적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는 3가지 섹션, 9가지 관점 포인트가 있다. 물론 실천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는 열매다.

첫째 섹션은 위(섬김), 아래(배려), 옆(함께)의 3가지 포인트, 둘째 섹션은 높이(내가 가진 기능과 가능성), 넓이(인간관계), 깊이(정신적인 성숙함)의 3가지 포인트, 셋째 섹션은 과거(지난 과거를 해석하는 눈), 현재(오늘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닫는 눈), 미래(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 눈)의 3가지 포인트. 이렇게 총 3가지 섹션, 9가지 포인트, 9가지 관점 보기다.

이것을 아주 어린 아이 때부터 삶을 통해 정확하게 주지시켜 주는 사람들이 바로 유대인이다. 유대인들은 국가면적 세계 150위(220만7000㏊), 인구수 세계 100위(858만3916명)인데도 노벨상 수상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다른 민족에 비해 탁월한 영향력을 가지고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된 이유는 바로 이 9가지 포인트, 9가지 관점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며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가 모이고 생각과 사고와 문화가 부딪치는 경계지역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무엇보다 협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기에, 혼자서 최고가 되는 게 아니라 함께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만 했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유대인의 토론학습인 하브루타(Havruta) 역시 이 같은 관점교육이 녹아있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이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절대로 면박을 주지 않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건 무엇 때문일까?”라고 다시 질문하며 토론을 끌어낸다.

지하철을 타면 수많은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찾고, 얻고, 소통하려고 검색을 한다. 하지만 그중에 몇이나 나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고 있을까? 어쩌면 이들은 강렬하게 소통을 원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 잠깐만이라도 검색을 통한 사고의 일원화가 아닌 사색을 통한 나만의 위치 발견, 관점 발견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관점 부자에게는 사람이 찾아온다. 소통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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