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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범 독자마당] 우리는 멘토인가? 꼰대인가?

입력 2019. 03. 11   14:12
업데이트 2019. 03.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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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범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컨설턴트
박시범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컨설턴트

우리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을 리더형과 보스형으로 비교해 말하기도 한다. 홍사중의 저서 『리더와 보스』에서는 보스는 권위에 의존해 명령하고 복종을 요구하지만, 리더는 선의에 의존하며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해 성과를 만들어 간다는 말로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손자병법』 모공 편의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라는 구절과 같이 우리는 군 경험을 통해 리더와 팔로어의 역할로 부대원들과 한마음이 됐던 상황을 체험했다. 그동안 투철한 직업관을 가지고 부대 업무를 우선해 지내온 시간은 보람과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중·장기 복무 경력을 갖고 있더라도 사회 진출을 앞두고는 많은 고민과 불안감을 갖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신간 『행복한 꼰대』(김현식 저, 맑은샘, 2019)라는 책이 꼰대라 불릴 수 있는 중장년층에 꿈·변화·일·관계 분야를 중심으로 생애 설계 방향을 제시한 내용을 참고해 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와 달리 멘토는 사전적 의미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 주는 유경험자를 일컫는 말로 스승을 뜻한다.

중장년 제대군인의 경우 새로운 기업 조직문화는 물론 가족과의 관계에도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전직(轉職)을 통해 새로운 직업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대군인의 경우 대부분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 편이지만, 자칫 고지식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거나 세대 간 소통과 융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많은 시간 전직을 준비하면서 가족에게 간섭과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변화(Change)는 곧 기회(Chance)’라는 말이 있다. 군복을 벗은 우리가 사회에 어떠한 모습으로 비칠지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필자가 속한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는 올해부터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2일간의 워크숍을 신설했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전직을 준비하는 제대군인들을 위한 선후배 멘토링 코너를 운용하고 있고, 『다시 웃는 제대군인』 월간지를 발행해 취·창업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앞서 사회에 정착한 제대군인 멘토들의 조언을 참고해 희망의 내 일(My job)을 찾고 다시 멘토 역할을 담당하는 선순환적 연결고리를 만들어갈 때 군 복무에 전념하고 있는 후배 군인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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