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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특별기고] 내가 본 전방의 군사대비태세와 우리 장병들의 모습

입력 2019. 03. 07   15:02
업데이트 2019. 03. 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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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 수 육군정책연구위원·(예)육군소장
신 경 수 육군정책연구위원·(예)육군소장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심각하게 약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의 급격한 변화를 생각할 때,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국민의 이유 있는 우려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방을 지키는 우리 현역 장병들의 생각은 어떨까? 정말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심각하게 약화된 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은 전방을 떠난 지 10년이 넘은 필자에게도 의문과 우려로 다가왔다.

필자는 최근 GP를 가장 많이 철수시킨 서부 축선과 남북 공동 지뢰제거가 이뤄진 화살머리고지를 다녀왔다. 우리 현역 장병들은 한반도 전략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군 본연의 임무 수행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창의적인 전략과 전술, 최첨단 장비 및 무기체계 등을 활용해 과거 선배들이 고민했던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었다. 나는 과거의 지식과 경험에 머물러 있었다.

필자는 최전방 대대에 최첨단 C4I(지휘통제통신) 체계와 근거리 감시레이더가 설치돼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 장병들은 부분적인 인공지능 기능까지 추가된 과학화 장비를 통해 북한군의 이동을 낱낱이 감시하고 있었다. 이제는 초병의 눈이 아닌 최첨단 감시장비가 북한군을 감시한다. 초소에서 폭염과 혹한을 견디며 시각·청각·후각 등 오관(五官)으로 북한군을 감시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상황실에서 최첨단 레이더, 원거리 카메라, 열상감시장비, 적외선 장비를 활용해 더 선명하고 더 멀리까지 북한군을 감시하고 있다. 과거 GOP에서의 밀어내기식 초소근무를 생각했던 내 생각을 멋쩍게 만들었다. DMZ에서는 방탄능력을 갖춘 최신식 전투차량이 1970년대 도입된 5/4톤 트럭을 대신하고 있었다. 미군의 험비보다 더 웅장하고 단단해 보였다.

우리 군은 현역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을 제외하고는 북한군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북한군을 코앞에 두고 연결통로 공사를 했던 한 장교도 만났다. 어쩌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군의 우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북한군의 위협을 억제하고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필자가 전방에서 만난 우리 장병들은 충분히 강하고 준비돼 있었다.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군 본연의 임무 수행을 위한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 장교로서 마음 뿌듯했다. 북한군이 핵·미사일 등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우리 군 장병들의 인식은 분명해 보였다.

나는 전방에서 이러한 모습을 우리 장병들의 눈과 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100% 완벽한 대비태세는 있을 수 없다.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은 현역 장병들의 노력을 믿음과 응원, 적시적 지원으로 보답해줘야 한다. 그리고 군이 국가수호라는 사명을 다하도록 사랑과 격려를 보태줘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 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전방을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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