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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초점] 2차 북·미 정상회담, 눈여겨봐야 할 네 가지 이슈

기사입력 2019. 02. 22   15:39 최종수정 2019. 02. 24   14:41

영변 핵시설 폐기·제재 완화 조치 합의 여부가 ‘관건’

역사적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회담 개막을 앞두고 이번 회담의 의미와 회담에서 우리가 특히 눈여겨볼 사항을 연속 2회에 걸친 전문가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의 정부 게스트하우스 앞 가로등에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가 걸려 회담이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오는 27일부터 1박2일간 개최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향배와 성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큰 틀의 방향 제시였다. 양국 최고지도자가 합의한 4개 항(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항구적 평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유해 송환)의 실체적 구현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신뢰구축의 토대가 마련됐고 ‘평화메이커(peace-maker)’로서의 파급력을 체험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러한 호혜적 성과를 바탕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사됐기 때문에 실무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사항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판에 의해 타협점이 조율될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 들어서면서 전개된 맥락을 종합해 보면,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상응한 제재완화 조치’에 양국 정상이 합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실행과 미국의 상응 조치가 병행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전례 없던 추동력이 확보될 것이다. 따라서 과거 경험의 잣대로 달라진 현실을 재단하거나 다가올 미래를 섣부르게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고도의 균형감을 확보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것이다. 위험한 ‘외줄 타기 평화’로 내몰리지 않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지기를 염원하면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를 네 가지로 집약해 본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관전 포인트 

① 논의 의제·합의문 내용 1차와 어떻게 달라졌나
② 회담에 양 정상의 스타일이 어떻게 작용했을까
③ 북·미 관계 개선·대북 경제 투자 비전 언급될까
④ 군사적 신뢰구축 이슈 논의되거나 전격 발표될까


첫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와 최종 합의문 내용 측면에서 1차 싱가포르 회담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단계적 조치를 담아내는 세부사항(Details)과 검증(Verification) 방법이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언급에서 “북한 측에 전제조건 이행을 압박하거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고착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감지됐다. 미국과 북한이 ‘동시적·병행적’ 추진 기조에 따라 단계적 상응조치 방식으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수준을 조정하는 메시지를 ‘공개와 비공개’를 배합하며 잇따라 노출시켰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화성 15형) 폐기 및 양산 중단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핵무기와 미사일의 폐기를 위한 신고·검증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는 상응조치는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재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화된 가시적 상응조치와 검증에 합의하느냐 여부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기질·성향·의사결정 스타일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회담 성과로 귀결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1차 회담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았던 체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미디어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준의 ‘돌출 합의’를 창출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싱가포르 회담을 재연하거나 실무협의를 추인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두 지도자 특유의 거침없는 스타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서 파급력(Impact)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실무진이 상응조치에 합의를 미루지 못했던 핵심 이슈는 양국 정상의 결단으로 해법이 강구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다. 특히 국내 정치적 상황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020년 재선에 대비한 외교적 성과로 부각하는 소통 전략이 고려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간파한 북한이 획기적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줄다리기를 전개함에 따라 정상 간에 통 큰 ‘빅딜’이 성취되지 못하더라도 후속 고위급회담에 위임하는 합의를 도출하면서 회담 성과를 홍보하는 지략이 발휘될 것이다.

셋째, ‘베트남 모델화’ 프레임이 급부상하면서 북한의 경제개발 가치에 주목한 북·미관계 개선과 대북 경제투자 비전이 언급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넘어서 유엔 제재의 일부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국면이 전개된다면, 한반도 경제협력 지도가 새롭게 확장되는 모멘텀이 확보될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국 기업의 북한 진출을 포함한 ‘북한 경제대국화’ 수준은 아니더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특별경제구역 확대·지원까지 제시될 수 있다.


베트남 정상회담은 ‘추상적 가치(values)’가 아닌 ‘경제적 실리(profits)’를 제시하며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기 이전 단계를 목표로 실질적 조치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회담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합의된 점 자체가 경제개발 카드가 내포된 코드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예외조치를 인정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선별적으로 허용(금강산 관광 재개 등)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군사적 신뢰 구축 이슈가 두 정상 간에 논의되거나 기자회견에서 전격 발표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작년 6월 싱가포르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전격 연기한다”고 밝혔던 선례를 유념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한미연합방위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우리 군과 주한미군에게 파급력이 예상되는 포인트다.


국방·군사 분야에 관한 한 어떠한 방식의 조정이라 할지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 나가야 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주한미군 주둔’ 연계 가능성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의회 청문회 이후 명확하게 재확인한 바와 같이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메시지로 명쾌하게 불식돼야 한다.


종전선언에 버금가는 상호 불가침 합의가 언급되거나 군사적 신뢰구축 차원의 어떠한 합의가 재현될지라도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전략적 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군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한반도의 항구적 ‘핵 없는 평화’의 결실로 이어지도록 추호의 흔들림 없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한다. 나아가 한반도 안보환경이 격변하는 전환기일수록 안보전략 상황의 급반전을 경계하면서 국방 차원의 전략적 소통(Strategic Communication)을 통해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강한 국방’을 구현해야 한다.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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