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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도 고장 원인 분석

맹수열

입력 2019. 01. 24   17:27
업데이트 2019. 01.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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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억5000만 원 예산 절감
기품원, 4년간 51개 품목 개선 
 
군이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장비나 부품에 같은 고장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때가 있다. ‘다빈도 고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설계결함 등 애초에 잘못된 군수품의 하자와는 명백히 구분된다. 그동안 각군은 군수사·정비창 등에서 자체적으로 다빈도 고장을 정비했지만, 임시 처방에 그쳐왔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은 새로 무기를 개발하는 것만큼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돼 골치를 앓아왔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4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 군수품 수명주기관리과 및 각군 군수사와 함께 다빈도 고장 장비·부품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왔다”며 “2015년부터 진행한 다빈도 고장 원인분석 및 개선 활동을 통해 지난 4년간 51개 품목을 개선해 약 313억5000만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기품원은 다빈도 고장 품목 장비와 부품의 고장원인 분석을 통해 고장 발생 횟수를 줄여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K200A1 장갑차 유압펌프 누유(漏油) 개선’이 꼽힌다. K200A1 장갑차는 겨울마다 내부 바닥에 기름이 고이는 문제가 있었다. 장갑차에서 기름이 새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도입 부속품에서도 똑같이 발생하는 현상. 최근 4년간 260여 건의 누유가 발생했을 정도로 대표적인 다빈도 고장 사례였다. 군과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했으나,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해 땜질식 처방밖에 할 수 없었다.

기품원은 10개월에 걸쳐 누유 원인 분석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비포장이나 야지에서 운용되면서 발생하는 진동 때문에 유압모터 내부의 회전축이 흔들리고, 회전축을 둘러싸고 있는 고무 재질의 오일 실(oil seal)이 저온에서 딱딱해져 회전축의 흔들림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세한 틈이 생겨 누유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품원은 저온환경(-32℃~-15℃)에서도 누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동·충격·온도를 고려한 다양한 조건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오일 실 재질을 개선하고, 이중 오일 실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는 내구성 시험을 마친 상태로, 야전운용 적합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완료 시 형상통제 심의를 거쳐 올해 3월께 군에 개선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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