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도깨비 같은 전투력, 극한에서 더 강해진다

김상윤

입력 2019. 01. 10   17:43
업데이트 2019. 01.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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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9공수특전여단


국방일보는 매월 한 번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육·해·공군·해병대 부대들을 찾아가 임무, 특징, 자랑거리 등 부대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우리 부대 집중탐구’ 코너를 연재합니다. 대망의 첫 회는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전천후 최강 특수전부대 ‘육군9공수특전여단’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육군9공수특전여단 특전사 대원들이 혹한기 팀 단위 전술훈련 중 부상자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전우를 구출해 적진에서 퇴출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육군9공수특전여단 특전사 대원들이 혹한기 팀 단위 전술훈련 중 부상자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전우를 구출해 적진에서 퇴출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1974년 창설 이래 최고 수준 유지… ‘왕도깨비’ 특전부대

육군9공수특전여단에 들어서면 부대 곳곳에서 두 눈을 부릅뜬 빨간 도깨비가 방문자를 압도한다. 여단의 상징인 왕도깨비 ‘귀성’이다. 다른 특전여단들이 주로 맹수와 같은 동물을 상징으로 하는 것과 달리 여단은 무시무시한 도깨비를 부대 상징으로 쓰고 있다. 그래서 여단 애칭 역시 ‘귀성부대’다. 귀성은 주작의 일곱 개 별 중 가장 빛나는 별로, 영원불멸의 불사성과 같이 항상 승리하는 여단을 상징한다. 왕도깨비의 눈은 천리안과 같이 적을 들여다보는 여단의 능력을, 얼굴 좌우로 뻗어있는 날개는 신출귀몰하는 특전부대원의 특징을 나타낸다. 머리 위쪽 낙하산은 여단이 임전무퇴의 특전부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9공수특전여단 저격수가 나무 위에 올라 위장한 상태로 저격술 훈련을 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9공수특전여단 저격수가 나무 위에 올라 위장한 상태로 저격술 훈련을 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귀성부대는 1974년 창설 이래 대한민국 특전사의 핵심전력으로서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할 때마다 거침없이 몸을 던져 임무를 완수해왔다. 실제 안보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여단 특전사들은 그야말로 도깨비가 된다. 1996년 강릉무장공비 소탕작전 당시 작전 조기 종결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며 합참의장 부대표창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물샐틈없는 대테러 대비태세를 유지해 국민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문석호 여단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부대표창을 받고 있다.  부대 제공
문석호 여단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부대표창을 받고 있다. 부대 제공


수도권 2시간 내 출동 가능, 작전과 특화된 지리적 특성

여단은 수도 서울과 인접해 수도권과 경기도 전 지역에 1~2시간 내 출동이 가능하다.

이런 지리적 특성은 부대 임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단은 유사시 대한민국 심장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한 가운데, 평시에는 국가 주요행사 및 해외순방 등에서 경호경비 임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0년 서울 G20정상회의,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가행사가 열릴 때마다 핵심 인사들의 경호경비를 책임지며 안전을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

여단 주둔지에도 특전부대만의 특징이 녹아있다. 부대가 산자락에 둘러싸여 있고, 영내에 넓은 녹지와 거친 산악지형이 발달해 있는 것. 부대를 직접 걸어서 돌아보면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경사진 곳이 많다.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불편해 보이겠지만, 특전요원들에게는 팀 단위 훈련에 최적화된 최고의 주둔지다. 귀성부대 특전사들은 최강의 전투력으로 전장을 책임지고 완벽한 준비태세로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오늘도 극한의 훈련과 체력단련에 매진하며 더욱 강인한 왕도깨비로 거듭나고 있다.


9공수특전여단 특전사 대원들이 69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특공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재호 기자
9공수특전여단 특전사 대원들이 69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특공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재호 기자


국민의 군대, 세계 평화유지에도 이바지

여단은 위급하고 위험한 국가적 재난재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왔다. 여단이 참가한 주요 재난구조 작전으로는 1995년 성수대교 재난구조, 1995년 삼풍백화점 재난구조, 2004년 부천 백화점 재난구조 등이 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때도 여단 특전사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지역사회와 주민의 안정에 앞장섰다.


9공수특전여단 특임대원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9공수특전여단 특임대원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여단은 매년 여름 ‘하계 특전캠프’를 개최하며 국민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와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여단은 2017년 제69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특공무술 시범부대로서 특전사의 강인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귀성부대는 국민의 군대로서 세계 평화 유지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여단은 동티모르·이라크 등 국제적 분쟁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파병활동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가장 모범적인 평화유지부대라는 명성을 얻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2007년 레바논 파병 당시 특전사들은 다양한 민사작전과 활발한 군사외교 활동으로 ‘신이 내린 축복’이자 ‘가장 소중한 친구’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 특전부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김상윤 기자



“대통령 표창 등 5개 표창 수상, 우린 ‘롤 모델’ 될 만한 부대”
문 석 호 9공수특전여단장 인터뷰

“전투준비, 교육훈련, 병영문화, 장병 만족도 등 다방면에서 우리 여단은 전국 모든 부대의 ‘롤 모델’이 될 만한 부대라고 자부합니다. 특전사 특유의 기질과 부대의 강한 기풍이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듯, 앞으로도 부대 발전을 위해서 한발 한발 더욱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9공수특전여단에게 2018년은 황금기였다. 건군 70주년 대통령 부대표창을 비롯해 합참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 육군본부 교육훈련·병영문화혁신 우수부대 등 5개의 부대표창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둔 것. 부대를 이끄는 문석호(준장·사진) 여단장은 모든 특전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리 특전 부사관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청년들입니다.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20대 초반에 국군 최고의 특전사가 되고자 자발적으로 이곳에 모여 자신을 끝없이 단련하는 젊은이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문 여단장은 병영문화혁신에는 ‘저변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여단은 30분 빨리 출근하는 대신 30분 빨리 퇴근합니다. 업무와 휴식이 조화된 균형적인 인생을 살아가도록 배려하기 위함입니다. 장병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임무 성과가 높아진 것은 물론 음주사고 등 악성 사고도 확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참모들은 문 여단장 취임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고 및 회의 문화’를 꼽는다. 거의 매일 하던 회의가 주 1회로 줄었고, 서면 보고 대신 구두 보고가 중심이 됐다. “페이퍼 워크가 늘어나면 참모들이 실제로 일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문서 작성에 공을 들이지 말고 구두로 보고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닌 본질이니까요. 그게 특전사의 정신이고요.”

특전사의 하루는 ‘체력단련으로 시작해 체력단련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단은 ‘전투체력단련’을 특전사에 맞춰 한 단계 발전시킨 ‘워리어 피트니스’, 일명 ‘워피’를 시행하고 있다. “ ‘워피’는 획일적이고 지루한 체력단련에서 탈피해 팀 단위로 재미있게 즐기는 체력단련 프로그램입니다. 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근육을 단련함으로써 사격, 행군 등 전반적인 전투기량도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 여단장은 특전사 역시 미래 변화와 발전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립무원의 적지에서 생존성을 유지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통신장비를 비롯한 모든 장비가 더욱 첨단화·경량화돼야 합니다. 변화하는 안보 상황과 미래 전장환경에 발맞춰 특수작전 수행개념도 재정립해가야 하죠. 특전사 1개 팀을 미래 전장 최강의 게임체인저로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육군9공수특전여단 주요 연혁 및 상훈
 


1974.10.1 9공수특전여단 창설 
1986.9월 제10회 아시안 게임 경호작전 
1988.9월 88서울올림픽 경호작전 
1993.10.1 건국 제45주년 기념, 대통령 부대표창 수상 
1994.10월 성수대교 재난구조 작전 
1995.6월 삼풍백화점 재난구조 작전 
1995.10.1 건국 제47주년 기념, 대통령 부대표창 수상 
1996.9월 강릉 대침투작전, 합참의장 부대표창 수상 
1997.8월 일영·장흥 수해복구 지원 
2002.6월 2002 한일월드컵 경호작전 
2002.9월 경북 김천지역 수해복구 지원 
2004.4월 부천 LG백화점 재난구조 작전 
2006.10.1 건국 제58주년 기념 태권도 시범, 대통령 부대표창 수상 
2010.2월 철도 대체인력 지원 유공, 국토해양부장관 부대표창 수상 
2010.11월 서울 G20 핵안보정상회의 경호작전 
2012.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경호작전 
2014.9월 제17회 인천 아시안 게임 경호작전 
2017.10.1 제69주년 국군의날 특공무술 시범 
2017.12월 사령부 전투지휘검열 및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 선정 
2018.5월 호주 전투사격대회 우승(권총 1등, 소총 3등) 
2018.10월 건국 제70주년 기념, 대통령 부대표창 수상 
2018.12월 합참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 육본 교육훈련 우수부대, 육본 병영문화혁신 우수부대, 사령부 안전활동 우수부대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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