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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방산 국산화 박차…무기 선진국과 협력 강화

입력 2018. 12. 07   16:27
업데이트 2018. 12. 0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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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인도와 방산협력


6·25 땐 공수의무대대 파견한 나라
한국 대기업 印서 확고한 기반 다져 

中과 히말라야 일대서 잦은 분쟁
파키스탄과도 소규모 전투 이어져
정규군 125만·치안군 110만 운용 

군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워
보유 무기 대부분 러서 수입된 것 

2010년 이후 中에 맞서 美 협력 강화
日·이스라엘·프랑스와도 협력 가속
K9 자주포 100대 인도 수출 서명 


K9 자주포의 현지 시험을 위해 제공된 자주포를 점검했던 당시 필자.  필자 제공
K9 자주포의 현지 시험을 위해 제공된 자주포를 점검했던 당시 필자. 필자 제공
6·25전쟁 당시 인도 공수의무대대가 참전한 것을 기념해 만든 우표.
6·25전쟁 당시 인도 공수의무대대가 참전한 것을 기념해 만든 우표.

2014년 뉴욕타임스 만평이 인도인들의 항의를 받은 일이 있다. 만평에는 ‘소수정예 우주 클럽(Elite Space Club)’에 두 명의 노신사가 앉아 있고, ‘인도 화성 탐사 작전’이라는 신문 기사를 손에 쥔 노신사가 소를 끌고 이 클럽에 들어서고 있었다. 2014년 9월 24일, 인도는 미국·유럽연합(EU)·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망갈리안)을 보낸 국가가 됐다.


인도와 한국

비슷한 시기 화성에 도착했던 미국 탐사선(메이슨)에 투입된 비용이 약 8000억 달러인데 비해 망갈리안은 800억 달러에 불과했다. 미국이 돈과 기술을 자랑했다면 인도는 기술과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인도는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보유한 군사 강국이다. 반면, 인도의 도시에는 여전히 소들이 어슬렁거리고 쇠똥을 모아서 난방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시골에는 화장실이 없는 세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2018년 현재, 인도의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중국과 비슷하지만, 인도령이었던 주변 국가를 포함하면 이미 중국 인구를 훨씬 앞질렀다. 1991년에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탈피하고 자유 시장경제를 표방했으니, 이제 불과 28년 동안 시장경제를 경험한 자본주의 신생국이다. 젊은 층에게는 한류가 점차 호응을 얻고 있지만 여타의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인이 정서적으로 가장 멀게 느끼는 국가는 아프리카나 중동보다 인도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인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우리 쪽으로 다가와 있다. 일본과 한국만이 인도에 도착해 현지에서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국가다. 이미 한국의 대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진출해 확고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중국 시장에서 서남아시아로 이동하려던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 7월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인도를 공식방문했고, 이어서 11월에 김정숙 여사가 단독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인도는 우리에게 불교를 전해줬고, 인도 공주 허황옥은 김해까지 이동해 가야국 김수로왕과 결혼했다. 인도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표현했고, 6·25 전쟁 때는 공수의무대대를 파견해 수십만의 한국인을 치료했으며, 전쟁 후에는 포로 교환을 주도하고, 제3국을 선택한 88명의 포로를 인도로 수송해 삶의 기반을 제공해 줬다. 우리는 인도에 준 것이 없는데도 인도는 우리에게 또다시 다가와서 특별한 기회를 주고 있다.


인도군과 방산협력

1962년 10월 16일, 미국은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시도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공포했다. 세계는 핵전쟁의 공포에 휩싸였다. 바로 이때(10월 20일)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일대에서 전쟁에 돌입했다. 2017년 봄에 양국 육군은 이 지역에서 비슷한 이유로 다시 대치했다. 인도군은 1962년의 치욕을 만회할 기회로 보고 일전을 불사했으며, 중국군도 중화기를 대거 투입했다. 다행히 양국은 외교적 타협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종교적 갈등이 내재된 소규모 전투와 테러가 지속되고 있으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안보환경에 놓인 인도는 국방부 예하에 125만 명의 정규군과 내무부 예하에 110만 명의 치안군을 운용하고 있다.

인도는 군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웠으며, 현재 인도군이 사용하는 무기의 대부분은 러시아에서 수입된 것이다. 그런데 2010년 이후에 미국과도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방산기술이전사업(DTTI·Defence Technology Transfer Initiative)을 진행 중인데, 중국에 맞서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이스라엘·프랑스 등과도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가 확보하려는 기술은 첨단 전투기 생산과 운용 기술, 핵추진 항공모함과 미사일 추적 기술, 상륙정과 상륙항공기 운용 기술 등이다. 인도가 추진하고 있는 방위산업 전략은 ‘Make in India’라는 국산화 정책이다. 인도 정부는 세계 제1의 무기수입국이라는 오명을 떨치고, 무기 생산국으로 전환하기 위해 무기 선진국과의 협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4월 21일 한국의 한화테크윈은 K9 자주포 100대의 인도 수출 사업에 서명했다. 규모가 7000억 원에 이르는 이 사업은 인도 현지 제작과 조립 범위를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K9 100대 수출은 한국 지상군 무기 수출 역사에서 최대 규모다. 계약에 따라 2018년도에 10대의 자주포가 인도 육군에 최초로 인도됐으며, 향후 90대가 추가로 인도될 것이다. 인도군 무기 도입 역사는 부정과 비리가 많았고 법정소송과 납품 지연이 자주 발생했던 바, 이렇게 순조로운 사업 진행은 그 자체로 신선한 뉴스가 되기도 했다.

2018년 현재 소해함, 군수지원함, 대공미사일, 소총류 분야에서 인도 수출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한국 정부가 방산협력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K9 자주포 수출 사업은 2010년 시작해 장기간 진행됐는데, 사업계약 후 당시 국방무관으로서 인도 국방부를 방문해 ‘오랫동안 진행된 사업이 타결돼 기쁘다’고 했더니, 인도 국방부 획득국장은 웃으면서 ‘이 사업이 인도 국방부 획득사업 역사에서 가장 신속하게 타결된 것’이라고 답했다.  



무관노트  


김철환 前 주인도 국방무관 (예) 대령
김철환 前 주인도 국방무관 (예) 대령



한-인도 국방 분야 교류
방산협력이 핵심의제로 

한국과 인도의 국방 교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 방산협력이 핵심의제로 부상했다. 그 내막을 보면, 한국은 방산무기의 직접 수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도는 한국의 방산기술을 전수받아 국산화에 활용하려고 한다. 인도가 협상에서 요구하는 것은 국산화를 위한 기술 이전과 운용 유지 책임이다. 그런데 기술 이전과 운용 유지 책임의 실제적인 범위를 두고 이견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사업 진행의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인도 관료사회는 문제점(늦은 의사결정, 복잡한 절차)도 있지만 장점(정밀한 획득 절차, 다양한 의견의 종합적 검토, 철저한 보안유지 노력, 명확한 책임자 및 부서 구분)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 전략, 상품의 우수성(품질과 가격), 법률적 합리성을 기초로 인도 방산시장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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