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예산 70억 덜들고 장비 안정적 가동 'PBL(성과기반군수지원)이 답이다'

김상윤

입력 2018. 12. 04   15:42
업데이트 2018. 12. 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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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K계열 전차·자주포, 대포병탐지레이더에 PBL 도입 추진


수리부속 보급 기간 기존 절반으로 단축되고
업체 계약에 필요한 행정적 소요도 크게 줄어
수리온 등 항공장비에도 사업 확대 적용 추진


육군종합정비창에서 정비관들이 K9 자주포의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육군은 이달 안 계약체결을 목표로 민간 군수지원업체와 K계열 전차·자주포에 대한 PBL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종합정비창에서 정비관들이 K9 자주포의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육군은 이달 안 계약체결을 목표로 민간 군수지원업체와 K계열 전차·자주포에 대한 PBL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종합정비창에서 정비관들이 K-1 전차의 포탑을 정비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종합정비창에서 정비관들이 K-1 전차의 포탑을 정비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3군수지원사령부 정비관들이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를 정비하고 있다. 육군은 지난 10월 장비의 안정적인 수리부속 조달 및 예산절감을 위해 스웨덴 SAAB社와 PBL 계약을 체결했다.  이경원 기자
육군3군수지원사령부 정비관들이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를 정비하고 있다. 육군은 지난 10월 장비의 안정적인 수리부속 조달 및 예산절감을 위해 스웨덴 SAAB社와 PBL 계약을 체결했다. 이경원 기자

육군이 K9 등 K계열 전차·자주포,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의 안정적 가동률 보장과 정비 예산절감을 위해 ‘성과기반군수지원(PBL: Performance Based Logistics)’ 도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PBL’은 군과 민간업체가 군수품의 수리부속 보급 및 정비 관련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군은 업체의 수행성과에 따라 대가를 차등 지급하는 민·군 협력사업이다. K계열 전차·자주포, 대포병탐지레이더에 PBL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군은 향후 수리온 등 항공 장비에도 PBL을 확대 시행할 수 있도록 상급기관 등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육군은 지난 10월 스웨덴 SAAB사(社)와 대포병탐지레이더 관련 PBL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내 계약체결을 목표로 K계열 전차·자주포에 대한 PBL 협상을 또 다른 업체와 진행하고 있다.

육군은 대포병탐지레이더, K계열 전차·자주포에 대한 PBL 사업이 시행되면, 다년차 계약 및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통해 매년 7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리부속 보급 기간이 예전의 절반으로 단축되고, 업체와 계약에 필요한 행정적인 소요도 현저히 줄어드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PBL이 도입되는 대포병탐지레이더는 국외에서 도입한 장비로 수리부속 획득 환경이 열악한 편이었고, K계열 전차·자주포 역시 수리부속 조달 제한으로 인해 대기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정비지원에 난항이 잦았다.

육군군수사령부 김호성 품목담당관은 “대포병탐지레이더의 경우 수리부속이 국외에서 도입돼 특히 조달이 어려운 편이었다”며 “이번 PBL 도입으로 군이 원하는 시기에 부속이 조달돼 야전 정비지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PBL은 민·군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협력사업이다. 육군과 대포병탐지레이더 PBL 계약을 체결한 군수지원업체 관계자는 “수리부속 지원을 위한 연간 물량판단이 가능해 업체 측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군에 지원하고, 군과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PBL은 2006년 공군이 최초로 개념을 도입해 2010년부터 KT/A-1 항공기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육군도 수리부속 지원 및 정비에 어려움이 있는 무인항공기(UAV) 체계와 천마 탐지추적장치를 대상으로 PBL을 도입, 안정적인 장비가동률 유지와 사용자 대기기간 단축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박 성 우(대령) 육군장비정비관리과장
박 성 우(대령) 육군장비정비관리과장


대표적인 민·군 협력사업

전투준비태세 더 단단 기대


원활한 군수지원은 안정적인 장비가동 및 전투력 발휘의 근간이다. 만약 수리부속 조달에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면, 그 어떤 강력한 장비도 적시에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박성우(대령) 육군장비정비관리과장은 “K계열 전차·자주포의 경우 장비 생산 중단 및 업체 도산으로 수리부속 조달에 제한이 있었고,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는 스웨덴에서 도입한 장비로 수리부속 조달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군이 요구하는 안정적인 수리부속 공급 및 정비지원을 적합한 업체를 통해 진행하고자 PBL 사업을 확대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육군은 이번 K계열 전차·자주포와 대포병탐지레이더에 대한 PBL 사업 추진으로 연간 70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과장은 “업체와의 계약기간이 5년인 점을 고려하면 군은 총 35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고, 업체 역시 노력한 만큼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런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사용자의 수리부속 청구 및 수령에 걸리는 시간과 계약에 필요한 각종 소요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적기 수리부속 보급은 안정적인 정비공정관리로 이어지고, 이는 야전의 장비가동률 유지와 전투준비태세 확립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과장은 “이번 PBL 사업은 육군분석평가단의 엄격한 사전 분석 및 타당성 입증에 이어 국방부와 방사청 등 관련 기관의 사업승인을 통해 진행됐다”며 “앞으로 사업관리자 회의를 통해 사업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해당 업체가 거둔 성과를 군이 요구하는 지표에 따라 정확히 평가해 ±10% 수준의 대가를 차등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PBL 제도는 우리 군의 국방정책 흐름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민·군 상생·협력사업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박 과장은 “오늘날 민간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민간 자원과 기법의 도입 및 활용이 필수적”이라며 “PBL 제도는 민간의 역량을 활용하는 민·군 상생 국방정책으로서 앞으로도 지속해서 확대 및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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