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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운 독자마당] 나의 세 번째 진해 해군기지!

입력 2018. 12. 03   16:34
업데이트 2018. 12. 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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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다 운 
해군잠수함사령부 이천함 김인백 대위 아내
안 다 운 해군잠수함사령부 이천함 김인백 대위 아내

2011년 해군 사관후보생(OCS) 111기로 임관하며 처음 왔던 진해, 2013년 2함대 속초함을 타며 수리차 내려왔던 진해, 그리고 중위로 퇴역한 후 해군대위의 아내로서 세 번째로 진해 해군기지에 들어오게 됐다. 나는 퇴역한 군인이자, 해군 남편을 둔 군 가족이다.

나와 남편은 해군에서의 만남을 기념하고자 2017년 11월 11일 해군창설 기념일에 결혼했다. 잠수함 장교로 근무하고 있는 남편과는 월말부부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다. 주말부부도 아닌 월말부부인 이유는 군인 남편을 둔 아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군은 특성상 출동기간이 있어 한 달에 한 번 보는 게 일상일 정도다.

이렇게 출동과 훈련으로 늘 바쁜 일정을 보내는 남편이 가족초청 행사를 한다며 나와 양가 부모님을 초청했다. 출입절차를 마치고 잠수함사령부까지 이동하며, 자칭 타칭 ‘밀리터리 마니아’이신 아버지께선 벌써 신이 나셨다. 딸이 근무할 때도 와보지 못한 곳을 사위 덕에 왔다며 자랑스러워하셨다.

행사가 열리는 강당에는 이미 많은 가족이 모여 있었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군복 입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승조원 모두 사복을 입고 있었다. 계급장을 잠시 내려놓고 평범한 남편, 아빠, 아들로 가족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더 정겹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천함 부장님의 소개로 행사가 시작됐다. 잠수함사령부와 이천함 영상을 차례로 시청했다. 사진 속 남편과 승조원들은 하나같이 해맑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함정 근무를 해봤던 나로서는 마냥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땅을 밟는 날보다 철판을 밟는 날이 더 많았을 그들…. 좁고 답답한 잠수함에서 몇 날 며칠을 지냈을 그들에게 잠깐의 휴식은 다음 출동을 위한 준비 기간일 뿐이다. 나 역시 현역 시절 그런 생활을 해봤기에 영상을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이천함, 잘 모르는 사람은 경기도 이천을 떠올릴 것이다. 이천함은 지명이 아닌 고려시대 명장 이천(李阡)의 이름을 딴 잠수함이다. 1994년도에 해군에 인수됐으니 벌써 24년째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다. 잠수함 내부는 예상했던 대로 열악했다. 공간의 한계로 돌아가며 사용하는 침대, 항공기 화장실을 연상시키는 작은 변기와 세면대, 통로마다 설치돼 있는 각종 장비들… 열악해 보이는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이천함 승조원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땅 위에서 마음껏 공기를 마시고,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었던 건 바다 아래를 지키고 있는 모든 분의 노고 덕분이다.

이 모든 것이 군인의 숙명이지만, 그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는 남편을 보는 아내는 또 다른 마음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사히 돌아오도록 기다리는 것뿐….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남편과 이천함 승조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안전항해를 기원하며, 이천함 파이팅! 대한민국 해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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