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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기사입력 2018. 11. 29   10:34 최종수정 2019. 01. 28   15:46

해면으로 부상, 항해하고 있는 돌고래함. 자진 = 해군 / 국방과학연구소.


1970년대 중반에 자체적으로 잠수함 건조 능력을 가진 북한의 세력 확장은 우리 해군에 대단히 위협이 됐다. 


따라서 해군은 북한의 해상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대응 전력 확보, 특히 적의 해상을 통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잠수함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했다. 전차의 맞수가 전차이듯 잠수함을 상대할 최상의 맞수는 역시 잠수함인 것이다.  


이같은 인식에서 200톤급의 소형 잠수함(혹은 잠수정)을 개발하는 사업이 1976년 11월 승인됐다. ‘돌고래’로 명명된 이 잠수함은 1983년 4월 진수돼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건조에 성공, 1984년 12월 29일 해군에 인도돼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1년간 대잠수함 훈련이 포함된 작전운용시험평가를 거쳐 근 20년간 조국 영해 수호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 후 2003년 12월 31일 명예롭게 퇴역했다.  


돌고래는 퇴역 때까지 대외적으로 공개된 바가 거의 없다. 물론 이 이름은 적잖이 알려졌고 제인연감과 같은 세계적 권위의 군사전문지와 인터넷 일부 군사전문 사이트에도 확인되지 않은 제원과 사진이 실린 바 있다. 


하지만 그 실물이 정식으로 군외(軍外)에 공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03년 9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해군에 대해 국정감사를 가졌을 때 해군이 제공한 자료에 언급된 것이 고작이다. 


물론 훨씬 이전인 1982년 4월 3일자 주요 일간지에서 언급된 바는 있다. 그 전날인 4월 2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전두환 대통령은 연설에서 "(해군은 그동안) 각종 함정과 장비의 현대화에 힘써 방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왔으며, 특히 우리 해군의 오랜 숙원이자 현대 무기 체계의 정수인 신예 함정을 최근 우리 손으로 만들어 진수시킴으로써 우리 국민의 우수성과 자주국방 역량을 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이 부분을 인용해 보도했는데 사실 여기서 ‘신예함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아는 이는 없었다. 


돌고래는 160t급의 소형 잠수함이다. 본격적인 잠수함작전을 수행하기 힘든 규모였다. 따라서 규모 면에서 잠수함이 아닌 잠수정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타당할지는 모르지만 그 같은 구분법 보다는 운용상의 구분도 설득력이 있다. 


돌고래는 1970~80년대를 통해 우리나라 자체 능력으로 설계·건조해 운용한 잠수함으로서 작전 및 정보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최초의 독자 모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해군은 ‘정(艇)’이 아닌 소령이 지휘하는 ‘함’급으로 운용했다. 


"돌고래 사업은 설계단계부터 건조, 시험평가 양산에 이르기까지 순수한 국내기술로 한국 고유의 소형 잠수함 모델을 개발한 모험적이고 성공적인 연구개발 사업이었다. 잠수함정 기술 분야에서 불모지와 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이 적기에 이루어져 한국 해군 잠수함 세력 확보에 필요한 인적 및 기술적 기반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자체 개발로 축적된 기술은 지속적으로 한국 해군의 수중전력 확보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수중과학 분야의 국내기술 발전과 경제적인 면에서 그 파급효과는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이지스구축함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배형수 해군준장은 제6회 해상무기체계발전세미나에서 돌고래가 갖는 의의를 이렇게 평가했다. 


또한 핵잠수함 함장 출신의 미 해군 지휘관은 2003년 돌고래를 보고 "비록 규모는 작으나 현대의 재래식 잠수함(conventional submarine)으로서 갖추어야 할 체계(system)를 제대로 갖췄으며, 특히 다양한 작전수행능력이 매우 인상적(very impressive)이다"라고 평가한 기록이 있다.  


잠수함은 대단히 강력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방어무기가 아닌 공격무기로 분류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잠수함은 국가 해군 전력의 서열 1번으로 함대 세력 목록(fleet list)에 항공모함·전함·순양함 등 보다 앞서 등재된다는 사실, 이는 잠수함이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를 말해 준다. 


때문에 잠수함이 갖는 위력은 크기가 작다 해서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돌고래는 우리나라 자체 능력으로 설계·건조해 운용한 최초의 독자 모델이라는 점, 차후 도입된 장보고급 잠수함의 빠른 작전배치와 운용능력 확보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 등이 더욱 중요하다.


진수식을 앞두고 있는 돌고래함. 국방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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