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연애 잡학사전

“길거리라도 고백하라”

입력 2018. 11. 08   15:21
업데이트 2018. 11. 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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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자만이 연애를 한다
<55> 늘 연애 중인 남자의 비결
장소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이성엔 무조건 대시
연락처 거절 여성 더 많지만 마음 열 때까지 도전
수차례 시도하면 성공할 때가 있고 자신감 생겨


항상 연애 중인 동생이 있었다.

한 사람을 오래 사귀어서 항상 연애 중인 것은 아니었다. 헤어져도 금세 다른 사람을 사귀었다. 예전에 봤던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인이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보통 이런 연애 스토리를 들으면, 빼어난 외모의 매력적인 바람둥이가 떠오른다.

그러나 그는 빼어난 외모는커녕 못생겼고, 옷은 촌스럽고, 재미있거나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혹시 돈이 많아서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매달 월세와 생활비에 쪼들리고 있었다. 인성이 좋은 사람이긴 했다. 의리 있고 착하고 생각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것은 오래 알고 지내야 알 수 있는 특징이지 처음 만나자마자 ‘이 사람 의리 있고 착하구나!’ 하면서 반할 요소는 아니다. 한마디로 연애를 잘할 요건이 아닌데, 대체 어떻게 하길래 늘 연애 중인 걸까? 이성을 홀리는 향수라도 쓰는 걸까?

그 남자의 비법
궁금해서 물어보니,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연애특강을 시작했다. 강의실, 회사, 식당,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얘기를 걸고 본다고 했다. 말을 걸고 전화 번호 좀 알려달라고 한다고. 상대가 놀라거나 경계하며 피해도 ‘전 그쪽에게 반했고, 지금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연락처라도 알고 싶다’면서 고백을 했다고 한다.

대단한 비법을 기대했다가 맥이 빠졌다. 그냥 길에서든 어디서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처를 물어보는 것은 다 아는 방법 아닌가?

“그게 먹히긴 먹혀? 그러면 연락처를 줘?”라고 되물었다. 아니랬다. 주는 사람보다 안 주는 사람이 더 많단다.

이와 관련된 연애 실험 결과가 떠올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길에서 낯선 사람이 반했다며 전화 번호를 물어볼 때의 반응에 대한 실험이 꽤 많이 이뤄졌는데, 남녀 차이가 컸다.

여자가 물어 보는 경우 남자의 70~80%는 선뜻 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데 비해, 남자가 물어 보는 경우 여자는 경계하며 연락처를 안 알려주는 경우가 70~80%였다. 또 하나의 변수는 실험을 진행하는 사람의 외모였는데, 외모가 좋으면 성공률이 높으나 외모가 좋지 않으면 성공률이 낮았다. 이런 실험은 재미나서인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수차례 등장했는데, 결과는 대체로 비슷했다.

비법의 핵심
그 동생이 늘 연애 중인 비법은 거절 이후에 있었다. 전화 번호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도 거울을 보기에 자신이 처음 만나자마자 매력 있다고 느낄 스타일이 아닌 것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될 때까지 노력했다고 했다. 보통 솔로인 사람들의 특징은 한 번 물어보고 잘 안 되면 ‘이번 생은 틀렸어’라거나 ‘안 생겨요’라며 낙담하는데, 자신은 그러지 않고 마음을 열어줄 사람을 만날 때까지 도전하기 때문에 항상 연애 중인 것이라고 했다.

될 때까지 시도하는 것.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는 어려운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진짜 비법의 핵심이었다.

행복할까?
너무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들어 행복한지 물었다. 본인과 여자친구 모두 만족도가 꽤 높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잘생긴 남자가 길에서 반했다며 연락처를 물으면, ‘이 남자 상습적으로 이러나 보다, 바람둥이인가?’라며 의심을 하는데, 자신처럼 외모가 투박한 사람이 어눌하게 물어보면 진심으로 좋아서 묻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길에서 누군가가 반해 전화 번호를 물어 볼 용기를 냈다는 자체가, 여성 자신이 그만큼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방증이기에 만족감을 높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될 때까지 시도하다 보니 ‘안 되면 다른 사람에게 또 물어보지 뭐’라는 여유가 되레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하고, 고백 한 번 실패하면 마음이 무너지는 고백 공포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더불어 항상 연애 중이면 주변에서도 ‘쟤는 솔직히 별 볼 일 없는데 어떻게 항상 연애 중이지? 뭔가 매력이 있나?’라면서 무언가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두기에 자신감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처음은 어려웠겠지만 수차례 도전하다 보니 성공할 때가 있고, 몇 차례 성공하다 보니 더욱 자신감과 용기가 커지는 선순환이었던 모양이다.
이 사례를 보면 역시 용기 있는 자가 연애를 한다.

<최미정 연애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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