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인터뷰

'국방군수 통합 정보 체계' 구축되면 신뢰성 있고 유용한 정보 추출 기대

박지숙

입력 2018. 09.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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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 국방자원연구센터 군수시설 연구실 이혁수 실장


‘수리 부속 수요 예측 모형 개발’로

5년간 550억 원 예산절감

 

업무 부담 늘고 예산 줄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초창기엔 곱지 않게 바라봐

 

현재는 적정 예산 편성이라는 목표 향해

연구진과 軍, 상호 협력적인 관계 형성

 

 

‘작전에서 지면 전투에서 지는 것이고 군수에서 지면 전쟁에서 지는 것이다.’

수없이 들어온 경구지만 이 말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군수’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자원연구센터 군수시설 연구실 이혁수 실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수리 부속 분석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소요 관리는 군수관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일선 부대의 장비 수리용 부속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 소요를 산정하는, 즉 수리 부속 소요 산정 모델링 연구는 관련 예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전부대에서 목표로 하는 장비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려운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수리 부속 소요 산정 모델은 현실 세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장비 가동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리 부속의 종류와 수량을 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군의 사례를 참고해 항공장비 위주로 모형 개발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육군의 지상 장비와 해군 함정을 위한 소요 산정 모형으로 확대해 장비별로 개발하고 있다.

“수리 부속 모형 개발을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약 550억의 예산을 절감했습니다. 하지만 수리 부속 연구는 단순히 예산 절감이 목적이 아니라 군이 목표로 하는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안과 그에 상응하는 예산을 편성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즉, 목표로 하는 장비가 가동률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하게 편성됐다면 추가로 요소를 식별해 반영해줌으로써 전투준비태세를 확보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이 실장은 초창기에 수리 부속 연구 모형 개발을 위해 야전부대를 방문하면 곱지 않은 시선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수리 모형 도입으로 업무 부담은 늘고 결국 예산을 줄이는 데만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에는 수리 부품을 품목별로 관리했어요. 그러다 보니 장비별로 전투력 보장을 할 수 있는 수요를 산정해서 관리하기가 힘들었죠. 결국, 수년간의 추세를 감안해 수요가 늘어나는 품목은 조금 넉넉하게, 줄어드는 품목은 조금 줄이는 개념으로 구매했던 겁니다. 기존 전산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요 예측치가 품목별 수요 패턴에만 의존해 산출되니 정확성이 떨어져 담당자의 부담이 더해지고 부품이 모자라거나 재고가 남으면 질책을 받는 경우도 있었죠. 반면 과학적인 데이터와 모델이 있으면 담당자가 한층 일하기 편해지고 디테일하게 예산을 요구할 수 있어요. 예산 소요에 대한 논리가 훨씬 뚜렷해지는 거죠.”

현재는 군의 전투 준비 태세 확보를 위한 적정 예산 편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연구진과 군이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는 데이터 품질이 향상됐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국방군수통합정보 체계가 구축되면 보다 충분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부터 유효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실장은 이제는 현장 실무자들이 고민 중인 문제에 대해 자문을 구하거나 직접 연구원을 찾아오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면서 그렇게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수리 부속은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 군수품 중에서도 관리가 가장 어려운 품목입니다. 따라서 모형 개발이 완료된 장비라도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보완하고 개선해가야 합니다. 또한, 군수는 전체 국방 업무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과 정부 관계자분들이 애정을 가지고 도와주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사진=한국국방연구원 제공


박지숙 기자 < jspark2@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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