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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애 문화산책] 미래를 위한 준비

입력 2018. 08. 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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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먼저, 교육에 들인 노력은 그 성과가 곧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한 사람이 교육을 통해 생각과 마음 씀씀이를 키우고, 지식을 쌓아 사회에 진출해 자신의 뜻을 펼치고, 그 뜻이 사회를 의미 있게 바꾸어 나가기까지 크고 작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육은 백 년의 세월에 상당하는 시간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 나간다.

한편 교육은 먼 미래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를 예측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오늘 전수한 교육이 5년 후 아무런 효용이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지식의 효용 주기는 급격하게 짧아지고 있다.

인간이 활용하는 기술의 변화는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도 변화시킨다. 펜으로 종이에 직접 글을 써 내려 가던 과거 세대와 키보드로 글을 쓰는 세대, 말과 영상을 직접 휴대전화에 담아 옮기는 요즘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은 대학입시 경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 대학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고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기준보다 조금이라도 더 명성 있는 대학에 가고자 하는 것은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라고 하더라도 교육정책을 통해 한두 해 사이에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대학 입시가 중심이 되는 한 교육이 백년지대계로서 굳건히 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는 다른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가 조만간 ‘입시 경쟁’이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할 것이다.

통계상으로도 당장 2021년 대학 입시부터 전체 정원과 비교하면 수험생이 5만 명 이상 감소할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가 대학에 가져온 위기감은 대학교육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일부 대학의 정원 미달에 그치고, 살아남은 대학은 여전히 과거의 학교운영에 안주하게 될 수도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라는 예견된 미래가 현실이 되었을 때, 그것이 어떤 현실적 변화를 가져올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렵다.

미래사회의 필수 역량 중 하나로 강조되고 있는 정보기술(IT)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최근 초등학생들도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공교육이 따라잡지 못하는 교육의 시차를 사교육이 재빠르게 메우는 현실이 안타까운 동시에,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향해 먼저 움직이는 교육수요의 변화에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재들의 생존본능이 발휘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 생존본능을 억지로 막기보다는 사회의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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