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병영생활의 핵심은 인성

병영에서 제공하는 전문 코칭 기회를 잡아라

입력 2018. 08.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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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끝> 인성 여행을 떠나자


병영은 어찌 보면 새로운 삶을 여는 코칭센터다. 훌륭한 상사는 좋은 인성을 길러주는 코치가 된다. 
 양동욱 기자



‘병영생활의 핵심은 인성’을 연재하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한 바퀴 돌아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입대에서 전역까지의 긴 여정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천지개벽을 한 듯, 병영문화의 혁신과 변화는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이 정도면 이젠 군 생활을 할 만하다고 해야 할까?

새 삶을 여는 코칭 센터

병영문화는 일대 개혁이 일어났다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 사람 사는 것 자체는 똑같다. 다만,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도 있다.

어떤 이는 ‘돈’이나 ‘명예’ 또는 ‘이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다가 더 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린다. “뼈다귀를 입에 물고 개울을 내려다보던 개가 개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그 뼈다귀를 내놓으라며 짖어대다가 결국 자기 뼈다귀가 물속으로 사라져버렸다”는 동화는 병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병역은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의무이지만 군 생활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일은 자기 마음 먹기에 달렸으니(一切唯心造) 억지로 하는 것보다 그 자체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행복해진다.

군 생활 자체가 고인 물이 아니기에 일정 시간만 채우면 끝이라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입대하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을 고쳐먹은 사람은 적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간다’고 했다. 이는 어떤 상황이라도 극복하겠다는 마음의 결단이다. 극한 상황에서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병영은 신개념 문화의 전문적인 코칭 센터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치는 첫 시작이다. 전문적인 코칭의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져 있다. 군인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으로부터 존경의 대상이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을 때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다.



어떤 코치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 변화

군대는 사람들, 그중에도 꽃다운 청춘들이 모인 집단이다. 물론 함께 있다고 다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 지휘관이나 상사의 인성에 따라 다른 병영문화가 형성되고 병사들의 삶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휘관이나 상사는 한마디로 부하들의 인생 코치이자 코칭해야 할 의무를 지닌 자다. 단순한 선임이 아니라 코칭이 가능한 상사여야 한다. 코치인 지휘관이 올바른 인성을 가져야 특출한 결과를 낼 수 있다.

병사 중에는 사회에서 적응이 힘들었지만 병영생활은 잘 하는 이도 있고, 사회에서 잘 지냈지만 통제된 병영 생활에는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도 있다. 적응력을 높이는 방법은 즉석에서 퀴즈를 풀 듯 의외로 단순하다. 지휘관의 특별한 리더십이나 전략,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묻는 말이 있다. 코치가 삶에 대한 열정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관, 건전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가다. 만약 그렇다면 모든 문제나 상황을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삶에 대한 기준이 흔들림이 없으며, 병사들을 더 훌륭한 인재로 키우고 싶다는 열정이 있다.

지휘관이나 상급자는 학교나 사회의 선배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크며, 새로운 학습자극에 대한 효과도 더 빠르게 나타난다. 가령, 어떤 약국에서 감기약을 지었다. 약효가 빠르다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약국을 바꿔 다른 약국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가 고생을 덜 하는 방법이다.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며, 본능적으로 인성이 올바른 사람은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병영에서의 핵심은 ‘인성’이라고 강조해왔다. 전역 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도 어떤 직장이든 입사 과정에서 스펙보다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는지 관찰하는 심층 면접에 비중을 둔다.



인성 심층 면접 훈련은 병영에서 코칭으로 해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듯이, 병영을 통해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지시나 간섭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율적인 생활을 찾지 못하면 낙오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병영에서 터득한다.

통제된 공간이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다가 복학해서 능력을 펼치겠다는 생각은 이미 잘못된 것이다. 능력을 발휘할 공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주저 없이 도전할 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서서히 능력을 펼쳐나갈 때 실천하는 행동 원리가 자연스럽게 몸에 익는다.

그럴 때 스스로가 만족스럽다. 왜냐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의욕이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며, 자기도 모르게 당당해지기 때문이다. 비로소 어떤 심층 면접을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은 살아가는 데 근원이 되는 중요한 자산이다. 약 2년간의 병영생활이 ‘왜 나만?’이라는 불만과 불평을 사라지게 하고, 책임을 다하는 홀로서기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최원호 서울 한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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