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전쟁기념관 기증유물 이야기

잊지 말아야 할 그 이름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입력 2018. 03. 27   17:03
0 댓글

<13·끝>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위한 ‘서해수호의 날’


조천형 중사 계급장과 해군모표.
조천형 중사 계급장과 해군모표.



지난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서해를 지키다 전사한 55명의 이름을 부르는 ‘롤콜’ 순서가 마련됐는데, 고인들의 이름이 하나씩 호명될 때마다 행사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2002.6.29), 천안함 피격(2010.3.26), 연평도 포격(2010.11.23) 등 북한의 서해 도발에 맞서 싸우다 희생된 호국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날이다. 오늘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조천형 중사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지난 석 달간 연재한 기증유물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조천형 중사, 북과 싸우다 전사


조천형 중사는 1976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육상에 두각을 드러내며 대학교에서 육상선수로 활약하던 중 1996년 해군 402기로 입대했다. 이후 조 중사는 부사관 시험을 거쳐 1998년 병기하사로 임관했다. 1999년 10월, 참수리357정 병기장으로 부임한 후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군을 막기 위해 함교에 설치된 20㎜ 함포 작동수로 전투배치 중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정부는 고인에게 1계급 특진과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고, 2009년 12월 1일에 조천형 중사의 이름을 딴 570톤 유도탄고속함(PKG)인 ‘조천형함’ 진수식을 가졌다. 제2연평해전 15주년을 맞은 2017년 6월 29일, 해군은 조천형 중사의 부친인 조상근 씨를 조천형함의 명예함장으로 위촉했다.

2010년 조 중사의 부친 조상근 씨는 아들의 해군복을 비롯해 계급장, 가족과 친구들이 보낸 편지 52통,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학창시절 육상경기대회에서 받은 메달 등 77점의 유품을 전쟁기념관에 기증했다. 특히 누나가 쓴 편지 봉투에는 ‘천형이를 아끼고 너무 좋아하는 누나가’가 쓰여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제2연평해전에 출동했던 참수리357정은 실물과 똑같이 제작돼 현재 기념관에서 상설전시 중이며, 그 내부에 들어가면 조 중사 외에 다른 용사들의 기증유물도 함께 전시돼 있다.


연재를 마치며…유물을 보다, 잊고 있던 사람을 만나다

처음 ‘기증 유물 이야기’ 코너 연재를 시작할 때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유물들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과정 자체가 글을 쓰는 데 큰 힘이 됐다. 무명으로 굴곡진 삶을 살아온 지게부대원부터 회중시계로 기억되는 한 기관사, 옥중 달력으로 역경을 이겨낸 장군, 태극기로 맺어진 인연 등 기증유물 사연에는 항상 사람들이 함께했다. 유물을 소개했지만, 사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연재 기간 독자들로부터 ‘유물을 기증하고 싶다’는 연락을 종종 받았으며, ‘기사를 잘 읽었다’라는 감사 인사 전화도 많이 받았다. 유물로 인연을 맺은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유물 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스토리가 있는 유물들을 보러 기념관에 많이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 <강현삼 전쟁기념관 유물팀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