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IT트렌드 따라잡기

믿을 수 있는 곳서 콕콕 집어 똑똑하게 도우니…‘기부 포비아’ 걱정 없어요~

입력 2017. 12. 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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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현명하고 안전한 IT기부




최근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KBS-2TV 인기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는 재미난 장면이 나온다. 여주인공 서지수(서은수 분)가 엄마에게서 하루 동안 3000만 원을 다 쓰라는 다소 황당한 임무를 받은 것이다. 명품 매장에서 쇼핑할 것이란 엄마의 생각과 달리 동대문으로 향했던 서지수는 나름대로 비싼 옷을 샀지만 300만 원도 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나머지 2700만 원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쾌척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달리 올해 기부 현실은 싸늘하기만 하다. 희소병(거대백악종) 치료비를 핑계로 후원금을 모은 살인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과 나름대로 이름 있는 결손아동돕기 단체인 새희망씨앗에서 100억 원 넘는 기부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부금 단체를 더는 못 믿겠다’는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기부 포비아(phobia·공포증)’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다고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우리 이웃들을 그냥 외면할 수는 없다. IT의 도움을 받으면 서지수만큼 큰돈은 아니더라도 현명하고 안전하게 기부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우정사업본부 ‘포스트페이’.


우체국앱·ATM 통해 원하는 단체 선택

믿을 수 있는 우체국을 통해 기부해보면 어떨까. 우정사업본부에서 운영하는 ‘포스트페이’ 앱은 최근 기부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스마트폰에 포스트페이 금융 앱을 설치하고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뒤 우체국 계좌를 등록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사회복지공동모금회·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등에서 원하는 단체를 선택한 뒤 금액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우체국 계좌에서 기부금을 보낼 수 있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간편한 은행 거래를 위해 이용하는 은행 자동입출금기(ATM)도 구세군 냄비처럼 변신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전국 8500여 개 ATM의 초기화면에 기부메뉴를 추가했다. 이 메뉴를 누른 다음 기부금액과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기부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영업점 자동화기기 옆에 터치 방식으로 기부할 수 있는 결제단말기를 설치했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체크카드나 모바일 앱 카드를 터치하면 바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국민은행 스타뱅킹 앱에서도 기부하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기부 성금을 해당 기관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전달한 금액이 제대로 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기존 기부금과 동일하게 연말정산까지 받을 수 있다.

 

‘나눔AD’.

 

CJ ONE ‘한 끼의 울림’.



광고 시청·페북 공유로도 동참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기부가 가능한 스마트한 비법도 있다.

CGV에서 영화를 보거나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받는 포인트도 기부에 사용할 수 있다. CJ그룹의 사회공헌재단 CJ나눔재단은 오는 25일까지 겨울방학 결식아동을 위한 CJ ONE 포인트 기부 캠페인 ‘한 끼의 울림’을 진행한다. CJ ONE 홈페이지나 앱에서 CJ ONE 포인트를 기부하면 CJ도너스캠프가 같은 금액을 더해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로 구성된 ‘한 끼의 울림’ 패키지를 전국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결식아동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나눔AD’ 앱에서 1분간 광고를 시청하기만 해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광고 리스트에 있는 광고를 선택해 시청할 때마다 쌓은 ‘후원하트’를 희망하는 단체에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후원단체의 주요 활동과 캠페인들을 확인할 수 있는 코너도 스마트한 기부 선택을 돕는다.

안전속도만 지켜도 남을 돕는 것이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어가는 공익 앱 ‘럭키스’를 켜고 정해진 코스를 안전속도로 통과하면 기부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자동차 코스는 물론 자전거나 도보 코스도 마련돼 있다. 적립한 포인트는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또는 교통약자 지원 사업에 쓰인다.

페이스북에서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소셜 기부 플랫폼인 ‘쉐어앤케어’를 공유하면 공유자 이름으로 1000원을 기부한다. 그 게시물에 누군가 ‘좋아요’를 누르면 개당 200원이 추가된다. 별도의 결제 시스템은 없다. 돈은 기부를 약속한 기업에서 나온다. 이렇게 간편한 기부방식 덕분에 2015년 처음 시작된 이후 참여한 사람이 벌써 50만 명을 넘었다.



스마트하고 당당한 IT기부 확산되길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2700만 원이나 기부한 서지수에게 재벌가 가족들은 “기부를 왜 해?”라고 쏘아붙인다. 이때 서지수는 “돈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친다. 행운처럼 주어진 큰돈을 자신보다는 남들과 나누겠다는 당당함의 표현이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이런 당당함을 보여주는 국민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서지수만큼 큰돈은 아니더라도 스마트한 IT기부로 불우한 이웃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말이다.
<이국명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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