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인성이 전투력이다

아버지는 영원한 ‘나의 영웅’입니다

노성수

입력 2017. 12.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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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육군56사단 노고산연대 예비아버지학교


8월부터 1박2일간 시행 예비아버지학교

상근·현역장병 대상으로 어느덧 8차 맞아

 

아버지 역할 배우고 공감하며

미래의 가정·인생목표 제시

효과적인 인성 함양 활동 지원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되겠습니다”

 



여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병들은 살아가면서 남편이 되고 한 집안의 아버지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아버지의 역할을 배우고 공감하며, 미래의 가정을 설계할 기회는 적다. 이와 관련, 장병들에게 맞춤형 인생 목표를 제시하고 효과적인 인성 함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예비아버지학교를 진행해 무형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육군56사단 노고산연대를 찾았다.


“아버지의 모습을 닮고 싶어요”

‘30년 전 내 나이 때 우리 아버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리고 30년 후 나는 어떤 아버지가 돼 있을까?’

육군56사단 노고산연대의 예비아버지학교는 장병들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탐색에서 출발한다. 그동안 부대는 지난 8월부터 1박2일간 상근과 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예비아버지학교를 진행해 가족 관계의 불안정한 요소들을 해소하고, 미래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고취시켜 왔다.

지난 8일, 어느덧 8차 시를 맞은 노고산연대의 예비아버지학교에서는 총 31명의 장병들이 5개 조로 나눠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조별 토의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했다. 지도는 인생 선배이자 실제 아버지 같은 두란노 아버지학교운동본부 강사들이 맡았다.

먼저 수많은 카드를 펼쳐놓고, 아버지가 연상되는 카드와 아버지가 바라보는 나를 나타내는 카드,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아버지에 어울리는 카드를 고르게 했다.

김유민 일병은 “일출 카드를 보자 아버지가 떠올랐다. 매년 새해가 되면 항상 아버지와 해돋이를 보며 각오를 다졌는데 올해는 함께할 수 없기에 아쉬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여자아이 이미지가 담긴 카드를 꺼내 들며 “나는 무뚝뚝한 남자들 틈에서 싹싹하게 딸 역할까지 하는 막내아들이다. 아마도 아버지는 항상 나를 이렇게 예뻐하시지 않을까?” 하고 웃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광대 이미지가 새겨진 카드를 고르고는 “과묵한 아버지가 가끔 약주를 하고 오시면 격한 애정 공세를 펼치곤 하신다. 그렇게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닮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육군56사단 노고산연대 김유민(오른쪽) 일병이 아버지 김봉수 씨와 따뜻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  부대 제공


아버지께 편지 쓰기… ‘미래의 아버지’ 꿈꾸다

이어 장병들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편지로 쓰고, 함께 읽으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지하게 적어 내려간 편지 뒤에 이어진 발표는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황해연 일병은 “아버지의 아들로 이 땅에 태어난 것은 내게 큰 행운이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했고,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도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앞으로 나도 우리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창환 병장은 “군에 와서 이렇게 편지를 써보니 아버지가 누나와 나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사업이 잘 안 풀렸을 때 많이 답답하셨을 텐데 힘이 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전역 후에는 목욕탕도 함께 자주 가고, 더 가까워지고 싶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모님 발 씻겨드리고 뜨거운 포옹 ‘사랑’ 공감

이튿날은 아버지와 가족들 60여 명이 아들의 부대를 방문해 가족애를 재확인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틀간의 교육으로 가족애가 더욱 충만해진 아들들은 사랑의 편지를 낭독하고, 부모님의 발을 직접 씻겨드리는 ‘세족식’을 자청했다. 또한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가족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행복한 인생을 설계해 든든한 미래의 아버지로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김대영 일병의 아버지 김중환 씨는 “아들과 나는 어릴 때부터 친구같이 소통하며 지냈다.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에 와보니 훌쩍 성장한 모습이 든든하다”며 “굳은살이 박힌 내 발을 씻겨주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고산연대장 임국기 대령은 “인성이 바로 서면 삶의 목표가 명확해진다. ‘예비아버지학교’를 통해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함으로써 장병들이 성공적인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곧 무형 전투력의 극대화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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