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인성이 전투력이다

“시련이 닥치면용기 있게당당하게 맞서라”

노성수

입력 2017. 12. 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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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축구 레전드’ 황선홍, 국방부 인성교육 콘텐츠 워너비인(Wannabe 人) 출연



 

태극마크 달았지만 월드컵에서 비난만

실패 두려워 피하지 않고 ‘심기일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으로

목표의식 분명히 하고 한발 한발 정진을  



‘한국 축구의 레전드’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장병들 앞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국방부가 장병 인성교육을 위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중 하나인 ‘워너비인(Wannabe 人)을 위해 나선 것. 지난달 16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 FC서울 감독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영상에서 황 감독이 장병들에게 전하는 축구 인생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번에 촬영한 영상 콘텐츠는 장병들의 생활관 IPTV를 통해 이달 중순부터 시청이 가능하다.


“시련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 원동력”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까? 절망에 빠졌을 때 나의 가치를 재입증하고 싶었다.”

황선홍 감독은 현역 시절 A매치 통산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기록한 1990년대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골잡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의 시간은 있었다.

어린 시절 그는 싸구려 축구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기뻐했을 정도로 부유하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홀아버지가 사주신 축구화를 신은 것만으로도 기뻤다. 오직 축구에 집중했고, 가정을 일으키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열심히 했고, 결국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를 누볐다. 하지만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결정적인 골 찬스를 몇 차례 놓치며 비난을 받았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장에 못 나서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다. 나는 상실감에 휩싸이고 혼란스러웠다. 대인 기피증에 시달려 집안에서 칩거하기도 했다. 내 나이 31세. 더 이상 월드컵 참가는 어렵다고 생각됐다. 그러나 더욱 슬펐던 것은 또다시 월드컵 실패가 두려워 비겁하게 도망갔다는 비난이었다.”

그는 절박한 심정에서 포기하지 않았다. 가정과 아이가 큰 힘이 됐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치유했다. 그리고 35세 때 대표팀 최고참으로 참가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고, 폴란드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등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황 감독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 내가 2002년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무엇이든지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히딩크를 만나고 지도자를 꿈꾸다

그에게 히딩크 감독은 지도자를 결심하게 한 은인이다.

“나는 합리적인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카리스마가 강한 히딩크 감독과 나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그를 좋아하고, 동경이 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는 ‘우리는 할 수 없을 거야’에서 ‘우리도 할 수 있어’라고 인식을 전환하게 한 계기다. 히딩크 감독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축구는 체력은 좋은데 기술이 나쁘다고 여겼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기술보다 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이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는 히딩크를 보고 축구를 통해 국민 모두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지도자를 시작했다고 했다.


넘버원보다는 온리원이 돼라

“사람은 약점을 보완하면 ‘원 오브 뎀(One Of Them)’밖에 안 되지만, 강점을 극대화하면 ‘온리 원(Only One)’이 된다.”

황 감독은 변화를 유도하려면 설득력 있게 시도해야 하고,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목표를 선정하면 한발 한발 정진해야 하고, 방황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성향은 존중해야 하나 축구에서도 팀워크가 중요하듯 병영생활에서도 서로 배려하는 전우애를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생은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수레바퀴입니다. 여러분은 젊기에 시련이 닥치면 용기 있게 당당하게 맞서십시오. 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제가 경험했으니까요.”

 

황선홍 감독은?
-1968년 충남 예산 출생
-용문고, 건국대 졸업
-FC서울 감독
-1990, 1994, 1998, 2002년 월드컵 4회 출전
-2002년 FIFA 센추리클럽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
-저서 : 황선홍 그러나 다시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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