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좌충우돌 병영체험

[해군2함대] 찰떡호흡 승조원 체험 통해 진정한 팀워크 배웠어요

안승회

입력 2017. 10. 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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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CLC’ 해군2함대 경기함 항해


”일일 수병 체험해보니

처음 잡아본 K2 소총·K6 기관총

실사격 훈련은 못했지만

작동법·사격술 등 배우는 이색경험 뜻깊어

함정 한 척을 움직이기 위해

수많은 장병이 최선 다하는 모습 ‘감동’

 

 



서해 북방한계선(NLL)부터 전라남북도 경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면적의 약 80%에 달하는 광활한 해역을 수호하는 부대가 있다. 바로 해군2함대사령부다. 해군2함대는 서해 해양 통제권 장악, 적 해상도발 사전 억제, 책임 해역 방어, 국민 해양활동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해군2함대 장병들은 적의 잦은 도발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NLL을 수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임무를 독자들께 알리기 위해 인기 걸그룹 CLC가 나섰다. 지난 12일 해군2함대를 찾은 CLC 멤버 7명은 일일 수병으로 변신, 경기함에 승조해 항해 훈련을 체험했다.

 

 

1. “함장께 대하여 경례! 필승!” 승조 신고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가 서해를 적시는 이날 오전, CLC 멤버들의 힘찬 경례 구호가 해군2함대 경기함 갑판 위에 울려 퍼졌다. 정복을 갖춰 입은 7명의 소녀는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갑판에 올라 정인철(중령) 경기함장에게 항해체험 신고를 했다. 예로부터 해군을 비롯한 뱃사람들은 함미 갑판을 안전항해를 위한 예를 갖추는 장소로 신성시해왔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배에 오르는 모든 사람은 함미 갑판에 게양된 국기와 현문 당직사관에게 경례한다. 복장을 정식으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는 군함 갑판 출입이 제한되는 등 함미 갑판을 신성하게 여기는 관습은 대부분 나라 해군이 공통으로 지키고 있다.

이날 CLC의 승조 신고를 받은 정 함장은 갑판병, 조타병 등의 임무를 수행할 멤버들에게 ‘팀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해군 작전에서는 한 사람의 실수가 함정에 승조한 모든 사람의 목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 옆의 동료를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로 생각하고 체험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2. ‘홋줄 작업’ 권은빈·장승연 출항 준비 완료

 

출항이 한 시간 앞으로 다가오자 경기함 내부는 출항 준비로 분주해졌다. 선체 발전기가 작동되자 육상과 연결된 전기 케이블이 철거됐고 승조원들은 직무별로 일사불란하게 장비를 작동하기 시작했다. 출항 30분 전, 승조원들은 함수로 모여들었다. 일일 갑판병으로 홋줄 작업 임무를 맡은 CLC 권은빈과 장승연도 승조원 무리에 속해 있었다. 갑판병은 해군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직별로 입·출항 및 선체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한겨울에도 지붕 없는 갑판에서 칼바람을 이겨내고 총탄이 빗발치는 갑판 위에서 적을 노려보며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강한 대원만이 갑판병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 계류색 걷어!”

출항 5분 전, 계류색(홋줄)만이 부두와 함정을 이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함교 명령을 받은 전화수가 큰 소리로 외쳤다. 권은빈과 장승연은 갑판 대원들과 함께 홋줄을 힘껏 당겼다. 출항을 알리는 기적이 길게 한 번 울리고 함수에 묶여 있던 홋줄이 풀려 나가자 경기함은 서서히 부두와 떨어지며 바다로 향하기 시작했다.

 


 


3. 견시 임무’ 엘키 레이더 미포착 접촉물 확인·보고

 

“우현 견시 보고! 상선 한 척 방위 90도, 거리 500, 좌현에서 우현으로 이동 중!”

CLC 엘키가 해상에서 발견한 상선을 함교 당직사관에게 보고했다. 홍콩 국적의 아역배우 출신인 엘키는 비교적 어려운 용어를 또박또박 발음했다. 엘키는 이날 경기함 함교 좌측에서 옷 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견시 임무를 수행했다. 견시는 안개, 비, 눈 등으로 인한 저시정 또는 야간 운항 중 레이더로 포착되지 않는 접촉물을 함교 옆에 서서 맨눈으로 확인하고 상황을 보고하며 조함을 보좌하는 활동이다. 주로 육안 및 쌍안경을 사용하며 접촉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자이로스코프로 방위각을 측정한다. 견시 임무수행자는 공중, 수면, 수중으로부터 인지되는 모든 사물의 대략적인 방위, 거리, 고각을 측정해 인지된 사물이 함미를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함교 당직사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4. ‘타수’ 오승희  ‘키 바로’ ‘함수 추진기 정지’ 등 권고… 정확한 침로 조종

 

“키 오른편 5도!” “키 오른편 5도 잡기 끝!”

타수 임무를 맡은 CLC 오승희는 당직사관의 명령에 따라 조심스럽게 타기를 조작한 뒤 복명복창했다. 타기는 함정의 방향을 조종하는 기계다. 타수가 임무를 수행할 때는 정확한 침로를 잡기 위해 당직사관의 지시를 복창하는 것이 필수다. 타수는 상황에 따라 ‘키 바로’와 ‘함수 추진기 정지’ 등을 권고해 정확한 침로를 맞춰야 한다. 또 전령기, 타기, 함수추진기를 함께 조작해야 하므로 높은 집중력과 경각심이 요구된다. 타수는 교육훈련 시 책임관이 자격을 부여한 하사 또는 수병만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5. ‘방송수’ 장예은  “훈련상황! 적 함정 다수 남하 중… 총원 전투배치! 

 

“훈련상황! 적 함정 다수 남하 중. 함 총원 전투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 총원 전투배치!”

경기함 내부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훈련상황이 울려 퍼졌다. 승조원들은 ‘전투배치’를 복창하며 신속하게 각자 임무 장소에 위치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CLC 장예은이었다. 장예은은 이날 방송수 임무를 맡아 마이크를 잡고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전 승조원에게 훈련 상황을 알렸다. 방송수는 출·입항 시는 물론 전투배치, 연안 항해, 계류 등 모든 상황에서 함 승조원들에게 함교의 지시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항해 중 함 내의 모든 방송은 함교에서 하기 때문에 모든 조타병은 기본적인 방송문을 숙지하고 있다.

 

 

6. ‘사수’ 최유진·손  방탄모·카포크재킷 신속 착용 후 총기 작동법 등 배워

 

승조원 식당에서 대기 중이던 CLC 최유진과 손은 방송에 따라 ‘전투배치’를 복창하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두 사람은 방탄모와 카포크재킷을 착용한 뒤 병기를 찾아 함미 갑판으로 달려갔다. 부력 방탄복 카포크재킷은 적 포탄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탄 기능까지 갖춘 승조원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구다. 이번 체험에서 최유진은 K2 사수, 손은 K6 사수 임무를 각각 맡았다. 손이 맡은 K6 기관총은 40㎏이며 분당 450~600발의 연사력을 갖고 있다. 사거리는 2㎞에 달한다. 두 사람은 비록 실사격 훈련은 못했지만 총기 작동법과 사격술 등을 배우며 사수 임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해군2함대 장병 여러분, 고맙습니다.”

모든 훈련 체험을 마친 CLC 멤버들은 이날 체험에 도움을 준 해군2함대 경기함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CLC 리더 장승연은 “함정 한 척을 움직이기 위해 수많은 장병이 한마음으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우리 멤버들이 마음 놓고 방송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군2함대를 비롯한 국군장병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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