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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도 정성 들여야 잘 날아… 뭐든 마찬가지”

박지숙

입력 2017. 09. 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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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국가대표들의 ‘위플레이’


레드불 종이비행기 대회서 첫만남

각종 행사·축제 참여하고 캠프 열어

종이비행기 기초 항공지식 등 강의

“학생들이 꿈 갖게 됐다 할 때 뿌듯”

 



어린 시절 종이비행기를 날려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때로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거나 특이한 포물선을 그려 보일 때면 신나기도 했지만 멋지고 비싼 장난감에 비해 대단하게 여겨지는 놀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 단순하고 별것 아닌 거 같은, 성인이 돼서는 접할 일이 거의 없는 종이비행기로 국가대표가 되고 창업까지 한 청년들이 있다. ‘위플레이’는 세 명의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출신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 이승훈(27) 팀장은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다. 지난 14일,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돼 무료로 입주해 있는 고려대 산학관 내 사무실에서 만났다.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 그러니까 ‘덕업일치’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게다가 저희는 취업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창직을 했으니까요. 저도 이런 일을 하고 살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정욱(30)·이승훈·김영준(27) 씨가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종이비행기 대회 ‘레드불 페이퍼윙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였다. 당시 세 사람은 각각 오래 날리기, 곡예비행, 멀리 날리기 대표로 선발됐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 미술, 체육 분야에 재능도 있고 관심도 많았어요. 대학(동국대 전기전자공학과) 다닐 때도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온갖 발표는 도맡아 하는 저를 보고 친구가 그런 대회가 있다는 걸 알려줬어요. 거기서 국가 대표로 선발되고 본선이 열리는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꿈 같은 세상이 펼쳐지더라고요. 종이비행기라는 공통점 하나로 전 세계에서 모인 청년들(80개국 200여 명)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는 걸 목격했지요. 그때 세 사람이 ‘종이비행기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보자!’ 그렇게 의기투합했죠.”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차근차근 일을 벌이기 시작한 이들은 각종 축제에 부스를 설치하거나 청소년이나 가족 대상 캠프를 열어 ‘종이비행기’를 널리 알렸다. 한편 진로 상담, 자기 일을 직접 만들어보는 창작 프로그램, 종이비행기를 통한 기초 항공지식 등으로 청소년 대상 강의를 시작했다. 기대 이상의 호응으로 각급 학교의 강의 요청이 잇따랐다.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고 나만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거죠. 학생들이 저희 강의를 듣고 꿈을 갖게 됐다며 연락해 올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

지난 9일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챌린지 현장에서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를 개최했던 이들은 다음 달 사천에서 열리는 항공우주엑스포 홍보대사로도 선발됐다.

“종이비행기를 잘 날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세요.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답합니다. 종이비행기 날리기에도 항공역학이 숨어 있고 수만 번의 연습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초입니다. 처음부터 집중해서 정확하게 접으면 훨씬 멀리 오래 날릴 수 있어요. 모든 일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숙 기자 < jspark@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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