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암, 알면 이긴다

갑상샘, 전리방사선에 노출 땐 ‘위험천만’

입력 2017. 08. 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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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전자기장, 휴대전화 그리고 전리방사선


체르노빌 사고 등에서 입증

백혈병·폐암 등도 방사선에 민감

자궁암·피부암은 상대적 덜 취약휴

 

대폰 과다 사용 ‘갑론을박’

기종마다 다르고 개인 감수성 차이

일관된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일러

 



전자기장(EMF: Electro-Magnetic Field)이란 그 주파수에 따라 주로 송전선이나 가정용 전기기구에서 발생하는 가장 낮은 주파수의 전자기장, AM이나 FM라디오 혹은 TV에서 사용하는 중·저주파수의 라디오 웨이브, 레이더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 고주파수 영역에 해당하는 적외선과 자외선, 그리고 전리방사선으로 분류되는 엑스선과 감마선 등을 말한다.


그중에서 사회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저주파수 영역의 전자기장으로 송전이나 가전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기장(EMF)과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라디오 웨이브(RF)다.

전자기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1960년 전기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심혈관계·소화기계·중추신경계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는 보고가 소련에서 보고된 것이 그 효시다.

그러나 그 이후 송전선이나 배선 작업에 종사하면서 직업적으로 전자기장에 폭로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반복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역학적 연구에 의하면 전자기장이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암에 걸릴 확률이 1.5배 또는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전자기장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짓기에는 문제가 많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 전자기장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가정용 전기제품 사용, 전기담요 사용과 암과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된 암은 소아 백혈병, 소아암, 뇌종양, 심지어는 남성 유방암 등이지만 일관성이 결여돼 아직 결론 내기는 이르다. 전자기장의 유해성이 확인되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역학적 연구와 동물실험 연구에서 일관된 결과들이 산출돼야 할 것이다.

전자기장은 마치 공기와 같이 대부분 사람이 폭로되고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유해하다면 공중보건학적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특히 암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즉, 전자기장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인과관계가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휴대전화를 쓰면 암에 걸린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휴대전화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화두가 시중의 관심거리가 된 적이 있다. 지금도 간혹 언론에 이 문제가 보도되고 있는데, 정말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면 암에 걸리거나, 아니면 다른 건강상의 장애는 없는 것일까?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것도 라디오 웨이브 영역의 파장에 속하는 RF 전자기장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폭로 평가를 하는 과정은 그 무엇보다도 복잡하다. 기종마다 다르고, 아날로그 형태도 있고 디지털 기종도 있으며, 그 사용하는 방법이나 빈도, 시간, 개인의 감수성의 차이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변이 요인이 있어 일관된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들은 주로 총 사망률이나 암에 의한 사망률, 악성 뇌종양, 일반 뇌종양, 타액 분비샘의 종양, 몇 가지 부위별 뇌종양과의 관련성을 관찰한 것들인데, 1.2배 내지 2배의 영향을 보고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정도가 암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미약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오랜 기간 관찰해야만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송전선이나 전기담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전자기장의 암 영향을 인정하기 힘들다.



전리방사선은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엑스선이나 감마선, 중성자, 그리고 α-입자를 포함하는 전리방사선은 가장 강력하고 가장 잘 알려진 발암물질이다. 이 중에는 병원에서 흔히 접하는 엑스선 등 인간이 만든 것도 있지만 대기나 암석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이들 방사성 물질은 의학적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체르노빌 사고 때 어린 나이로 전리방사선에 폭로됐던 벨라루스·우크라이나·러시아 사람들에서 갑상샘 암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보고처럼 우발적 사고에 의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방사선 노출로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는 암의 종류 및 특성에 관한 연구 결과는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일본 원자폭탄 생존자 연구를 통해 보면 갑상샘 암 발생 확률은 백혈병보다 높아서 방사선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이외에도 백혈병, 폐경 전 여성 유방암, 소아의 갑상샘 암, 폐암 등이 방사선에 취약하며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반면 뇌암이나 골암, 자궁암, 피부암 그리고 직장암은 방사선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며 고선량에서만 암이 발생한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호지킨씨 병, 다발성 골수종, 비호지킨씨 림프종, 자궁경암, 고환암, 전립샘암, 췌장암, 그리고 남성 유방암 등은 방사선과 관련이 확실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연구는 고준위 방사선을 일시에 받는 경우의 예로 원자력 산업시설에서 큰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원자로에서 직업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될 때는 의미가 없는 결과다.

따라서 현재 많은 학자는 직업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원전 종사자의 사례처럼 ‘저준위 방사선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유근영 국군수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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