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암, 알면 이긴다

성경험 전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맞으면 효과적

입력 2017. 08. 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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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 원인의 성병


권장 접종 연령은 9~26세

성 경험 있더라도 효과 나타나

접종 전 바이러스 발생 땐 ‘약발 뚝’

예방효과는 접종 후 5~6년까지 지속

 

또다른 예방책은?

성 경험 늦춰 ‘안전한 성생활’ 유지

전암성 병변 조기에 치료하고

30세 이상은 2년마다 무료 검진

 

 

 

 


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가운데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고, 사망률은 3위를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을 매개로 전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일종의 성병이라 할 수 있다. 부적절한 성생활이나 비위생적인 성관계 혹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머니로부터의 유전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종류 중에서도 16번과 18번은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70%에서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4∼60세 여성에서 10∼15%의 감염률을 보일 정도로 흔한데, 연구 결과에 의하면 16세 이전에 성관계를 가진 여성이나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 그리고 여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자 배우자를 둔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80%는 바이러스가 감염 후 2년 이내에 자연 소멸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나이가 든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실제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경향은 40세 이후 높게 나타난다.

남성도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남성 생식기의 사마귀나 항문 주변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인유두종바이러스를 가진 남성이 성관계를 하면 상대 여성에게 전파돼 여성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FDA 승인 세 종류 백신 효과 검증

지금은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이 개발돼 우리나라에서도 시판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접종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꿈과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 현재까지 세 가지 종류의 백신이 FDA 승인을 받았고 임상 시험 결과 모두 우수한 예방 효과를 보인다. 정말로 의학의 발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현재 권장되는 접종 연령은 9세에서 26세다. 이미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없다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성 경험이 있더라도 백신 접종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여성은 이미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효과는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1, 2, 6개월 3회에 걸쳐 접종하는데, 백신의 예방 효과는 얼마나 오래갈까?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접종 후 5∼6년까지도 예방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백신의 추가 접종에 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여서 현재는 권고된 바가 없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 자궁경부암을 치료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결론적으로 말해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암은 물론 전암성 병변에 대해서도 치료 목적으로 이용될 수는 없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전의 예방책으로 안전한 성생활이 중요하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성 접촉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첫 성 경험 나이를 늦추고, 성 상대자의 수를 최소화하는 등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를 피우면 다른 암도 그렇지만 자궁경부암도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금연은 좋은 예방 방법이다.

 

여성들 자신에게 맞는 정기검진 받아야


마지막으로, 암이 생성되기 전에 전암성 병변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30세 이상 여성은 국가 암 검진권고안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여성들은 의사와 상의해 나이, 위험 인자,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정기 검진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근영 국군수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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