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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 부딪힐 때, 나만의 방법 찾는 게 창업 매력”

박지숙

입력 2017. 08. 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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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종이가구 ‘페이퍼팝’ 박대희 대표


군 제대 후 우연찮게 하게 된 인쇄공장 알바가 취업으로 연결

독일 출장 중 종이가구 처음 접해

‘젊은층에 어필 가능하겠다’는 판단에 창업 결심

공장 다니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이 큰 도움돼…

창업이 목표라면 직장 경험도 중요

 

 

 


 

 

 

박대희(31)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있는 ‘페이퍼팝’을 찾은 지난 2일은 33도를 넘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 힘들게 찾아 들어간 사무실. 컴퓨터와 재단기, 각종 박스 등이 가득한 공간도 인상적이었지만 충격적인 것은 에어컨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애초에 창고로 설계된 공간이라 구조변경도 안 되고 창문도 없는 그곳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작업하고 있었다.

“적응되면 괜찮아요.”

여기서 어떻게 일하냐는 호들갑스런 물음에 대한 그의 반응은 담담했다. 저런 성격이 종이로 만든 가구라는 다소 엉뚱한 발상을 실현으로 옮긴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7년 제대(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하고 아버지 친구분 인쇄공장에서 아르바이트했어요. 복학 때까지 두 달만 할 생각이었는데 적성에 잘 맞았고 결국 복학이 아닌 취업을 하게 됐지요. 4년여를 아주 열심히 일을 배웠어요. 그때 독일 출장 갔다가 종이가구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됐죠.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TV를 보다가 일본에서 지진이 났을 때 이재민들에게 임시 거처로 종이집을 마련해줬다는 뉴스를 보게 됐어요.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더라고요. 직접 만드는 가구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친환경적이잖아요.”


 


 

 

 

생산공정은 인쇄공장 다니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을 활용할 수 있어 어렵지 않았지만, 자금 동원과 마케팅을 비롯해 홍보, 법률적인 면 등 배울 것도 많고 난관도 적지 않았다.

“주변에 청년 창업가들한테 도움을 받았어요. 나라에서 주는 여러 혜택이나 지원금 신청,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마켓을 활용하는 방법 등 너무 많죠. 매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만, 차근차근 해결하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청년창업의 매력인 거 같아요.”

‘페이퍼팝’에서 판매하는 종이가구는 책장과 서랍장 등을 비롯해 50여 가지. 아무래도 가격대가 낮은 소품이 많이 팔리지만, 맞춤형 주문제작도 가능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대부분 종이가구로 구현해낸다. 접착제를 쓰거나 접어서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연결 부재(플라스틱 소재 리벳)를 활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해체 후 재조립이 가능한 ‘페이퍼팝’의 제품들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013년 창업 후 해마다 연구개발비로만 5000만 원 정도를 지출했어요. 수입 대부분을 재투자한 거죠. 특허도 8개나 받았고 국제 특허도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해외에 팔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일차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일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대희 대표와 ‘페이퍼팝’은 서두르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전하고 있다.

“창업이 목표라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직장생활 경험은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게 가장 산 교육이고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싶네요.”

박지숙 기자 < jspark@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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