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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병영칼럼] 독도함과 남북군사회담

입력 2017. 07. 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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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군이 가장 싫어하는 한국 해군 함정은 독도함이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일본이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는 독도를 한국 해군 함정의 이름으로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정부수립과 건군 50주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 순국 400주년 등을 기념하기 위해 1998년 10월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을 개최했고, 10년 뒤인 2008년에도 부산 앞바다에서 건군 60주년을 기념해 국제관함식을 열었다. 관함식(觀艦式)은 국가 통치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일종의 ‘해상 사열식’이다.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좌승함(座乘艦·사열하는 주인공이 타는 배)인 4500톤급 한국형 구축함(DDH-Ⅱ) 강감찬함에 올라 사열했다. 대한민국 해군 함정은 물론 중국 등 12개국에서 참가한 50여 척의 함정이 좌승함을 지나면서 경의를 표시했다.

그런데 해군이 애초 계획했던 좌승함은 독도함이었다. 그러자 일본이 “독도함이 좌승함이라면 관함식 참가를 거부하겠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정부는 자칫 외교적 갈등으로까지 번질까 우려해 좌승함을 강감찬함으로 변경했고, 독도함을 시민 등이 탑승하는 시승함으로 활용했다.

독도함은 2005년 7월 12일 진수한 강습상륙함이자 대형수송함(LPX·Landing Platform Experimental)이다. 배수량은 1만4340톤, 만재 배수량은 1만8850톤, 길이는 199m, 너비는 31m, 흘수는 6.6m이다.

독도함은 헬기 7대를 비롯해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SF) 2척, 상륙병력 7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능력을 갖춘 다목적 대형함정은 미국과 영국·프랑스·스페인 등을 제외하곤 웬만한 군사 강국들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만큼 한국 해군의 자랑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영국·독일·중국 등 14개국 외국 무관들이 참석한 독도함 진수식에도 일본 무관의 참석 거부를 지시했다.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방위대의 해상자위대 예비 장교들에게도 다른 함정의 견학은 허용하지만, 독도함만큼은 탑승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 해군은 욱일기를 달고 한국 군항을 방문하고 있다.

이에 맞서 독도함은 전 세계 해군에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분명히 인식시켜 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욱일기를 누르는 자존심의 과시이기도 하다.

정부가 17일 군사분계선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북측에 공식 제의했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장성급 회담, 나아가 남북 국방장관 회담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남북 국방부 장관이나 남북 정상이 독도함에서 머리를 맞대고 회담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 세계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홍보하는 최대·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은 배가 아파 탈이 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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