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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정훈장교 복무 경력 스타트업 창업에 큰 역할”

안승회

입력 2017. 07. 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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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슈가힐’ 이사 유채선 (예)육군대위


상업용 매물 한눈에

온·오프라인 서비스 ‘네모’ 출시

출시 3개월 다운로드 10만 건 달성

 

군 복무 중 갈고닦은 홍보 노하우

보도자료 작성 등 업무에 ‘바로 적용’

초장 경험은 회사운영의 자양분

 




“전역 후 맨발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한 거죠. 육군 정훈장교로 복무했던 군 경험이 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공보장교 임무를 수행하면서 갈고닦은 홍보 노하우와 보도자료 작성 스킬은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유채선 슈가힐 이사(CFO)는 10일 국방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군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2006년 육사 62기로 임관해 지난해 전역하기 전까지 육군 정훈장교로 복무하며 10년에 걸쳐 국가에 헌신했다. 임관 후 강안 소초장으로 소대장 시절을 보낸 후 육군7사단, 15사단, 1사단, JSA경비대대에서 공보장교로 근무했다. 아이티 재건지원단 파병, 국방TV 현역앵커 등의 특별한 경험도 했다.

군복을 벗은 유 이사는 창업 경험이 있는 지인들과 모바일 스타트업 ‘슈가힐’을 공동창업했다. ‘당산에서 창업한 회사’라는 뜻의 슈가힐은 지난 4월 위치기반으로 사무실과 상가 매물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네모’를 만들었다. 네모는 ‘네’가 원하는 ‘모’든 사무실 상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모에서는 자신의 사무실·상가를 지도·위치 기반으로 직거래 등록할 수 있고, 공유 오피스 검색이 가능하다. 원하는 조건을 입력할 수 있는 필터링 기능, 1대1 네모톡(메신저) 문의, 로드뷰 보기, 주변 편의시설 보기 등의 기능도 탑재돼 있다.

유채선 슈가힐 CFO의 군 시절 모습. 유 이사는 육군 정훈장교 경력이 스타트업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슈가힐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첫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 건을 달성했죠. 지난달에는 중소기업청 주관 창업 아이템 사업화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네모를 설명하는 유 이사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회사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럴 법도 하다. 슈가힐은 지난해 12월 법인 설립 후 아이디어 단계에서 에인절 투자를 유치했다.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후 지온인베스트먼트와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첫 기관투자(Pre-series A) 총 12억 원을 유치하는 등 슈가힐은 무섭게 성장했다.

유 이사는 10년간 몸담은 군대를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전역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어요.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보고, 사람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부족한 것을 공부하고 채우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재미있게 일을 하니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창업은 회사의 모든 관리 시스템을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터넷·전화기 설치, 컴퓨터·책상 구매에서부터 은행대출, 사무실 계약, 언론홍보, 마케팅까지 새롭게 배우고 실행해야 하는 일투성이입니다.”

유 이사는 1년이라는 짧았던 소초장 경험이 10년이 지난 지금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소초장 시절 경계근무는 기본이고, 부식 수령, 탄약 관리, 보일러 관리, 하다못해 생활관에 TV가 안 나오는 것까지 다 신경 써야 했거든요. 스타트업도 이렇게 혼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일은 많지만 새롭게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어 늘 두근거림의 연속이라는 점은 창업의 큰 장점이죠.”

유 이사는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조언했다. “아이디어나 자본금도 중요하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좋은 팀을 만나는 것이 첫째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가진 재능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거든요. 군에서 기능별 다른 역할을 하는 병과들이 통합돼 운용될 때 큰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업무뿐 아니라 기쁘고 힘든 일을 함께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손잡고 일한다면 더 좋겠죠.”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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