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장태수교수의 건강병영24시

목 마르지 않아도 물 마시는 습관 기르자

입력 2017. 06.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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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갈증


탈수증 심해지면 오히려 땀 안 흘려

숨 가빠지면서 말과 행동은 부자연

물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밤보다 아침 기상 후 충분히 마시고

식사 전후보다 중간중간 섭취해야

 



최근 평년의 80% 수준에 불과한 강우량과 가뭄의 장기화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 발생이 현실화되고 있어 농민들이 낙담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우리 장병들이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해 대민지원을 나서는 보기 좋은 모습을 보며 작은 위안으로 삼게 됩니다.



물은 과하게 넘치면 홍수가 나서 논밭을 뒤덮고, 사람을 상하게 하기도 하고, 요즘처럼 부족하면 가뭄으로 많은 고통을 줍니다. 사람의 몸도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로 물이 부족해도 문제이고, 과해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물은 생명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지만, 실제로 수분섭취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갈증을 느낀 이후에 물을 찾는 것보다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피부노화, 변비, 피로, 비만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폭염과 강우량이 적은 마른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온열 질환 발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특히 고령자는 탈수나 갈증에 대한 감각, 체온조절 능력 등이 저하돼 있으므로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탈수 현상으로 인해 몸속 수분량이 줄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특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여름철 폭염에 의해 탈수증에 걸리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흘리고 물을 찾는데, 증세가 심하면 힘이 빠지고 오히려 땀이 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수분이 부족해 몸 밖으로 흘릴 땀마저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탈수증 환자는 땀을 거의 흘리지 않으면서 숨이 가빠지는 증상을 보입니다. 말과 행동도 평소보다 부자연스러워집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야외활동이 많으면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달콤함과 청량감 때문에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은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최근 국내 논문에서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탈수 상태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며, 미국에서는 18∼64세 성인 대상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부적절한 수분 섭취가 신체질량지수(BMI),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적절한 물의 섭취는 갈증 해소뿐 아니라 비만과 같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의 적정 섭취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적정 물 섭취량은 8잔(1.5~2L)입니다. 일반적으로 물 이외에 커피와 차, 탄산음료, 맥주 등을 마시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했다고 생각할 수가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커피와 차 같은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수분은 오히려 부족하게 됩니다.

물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려고 하지 말고 종일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섭취하는 적절한 물의 양으로 200mL 정도가 좋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하루 중 물을 마시기 좋은 때는 아침 기상 후입니다. 이때는 밤 동안의 신체활동과 신체에서의 수분배출 결과로 입이 마르고,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침 기상 후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으며, 밤에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은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식사 전후 수분 섭취는 위의 소화기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식사 사이 중간에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내 수분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건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만큼 생명체의 수분 섭취 욕구는 정교하게 조절되고 있습니다. 수분은 우리 몸에서 계속 빠져나갑니다. 숨을 내쉴 때도 수분이 빠져나가고 피부에서도 수분이 증발하고, 소변과 대변으로도 배출됩니다. 따라서 만일 음식에 수분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면 아무리 영양분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높아도 어느 순간부터는 먹을 수조차 없게 됩니다.

반대로 갑자기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수분 중독증상이 일어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외국에선 ‘물 많이 마시기 대회’ 같은 행사에서 사망자가 나온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수분중독은 물을 지나치게 마실 때 나타나는 증상을 일컫는데, 체액이 묽어져 나트륨 같은 이온 농도가 떨어지면서 경련이 생기고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 가운데 병적으로 갈증을 느끼는 사람은 수분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생명에 필수적인 물을 적당하게 마셔서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장태수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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