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공군기상단과 함께하는 날씨와 기후 이야기

막강 러시아 동장군 극강 나폴레옹을 凍凍 발만 구르게…

입력 2017. 01. 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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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冬장군의 역습 ‘한파’


겨울철 이상 고온·한파 지구온난화 영향

환경보호 활동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날씨가 전투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고금의 전사가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날씨와 기후에 대해 이해를 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과 같다. 이에 국방일보는 2017년 공군기상단과 함께 날씨와 기후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전통의 강자 영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유럽 대륙과 영국의 교역을 막는 대륙봉쇄령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가 프랑스의 봉쇄정책을 무시하고 영국과 교역을 계속하자, 나폴레옹은 61만 명이 넘는 유럽 역사상 최대의 원정군을 이끌고 1812년 6월 러시아를 침공했다.

프랑스군은 40℃가 넘는 무더위, 그리고 기나긴 장마 속에 러시아군과 싸웠다. 각고의 노력 끝에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입성했지만, 보급로가 길어져 물자 지원이 어려워지자 나폴레옹은 모스크바 점령 한 달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 철수 결정은 결과적으로 나폴레옹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남겼다. 여름에 출정해 추위 대비를 하지 못했던 프랑스군에게 시베리아 대륙의 강력한 한파가 불어닥친 것이다. 영하 20℃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를 뚫고 프랑스에 무사히 살아 돌아간 병력은 수천 명밖에 되지 않았고, 이는 나폴레옹이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의 강력한 추위가 유럽의 절대자마저 무릎 꿇게 만든 셈이다.

‘한파(寒波)’란 겨울철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추위를 말한다. 공군기상단은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고 평년값보다 3℃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최저기온이 -12℃ 아래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겨울철 우리나라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만들어지는 차가운 고기압이 강해질 때는 추운 날씨가 나타나고, 약할 때는 따뜻한 날씨가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이 3~4일 주기로 되풀이되면서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씨’를 뜻하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의 특징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삼한사온이 무너지면서 겨울철 날씨도 많이 바뀌고 있다. 겨울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꽃이 피기도 하고, 한파가 지속돼 한반도를 ‘겨울왕국’으로 만드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왜 그럴까?

이러한 겨울철 이상 고온과 한파는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특히 최근의 강한 추위는 그동안 한반도 겨울철에 영향을 미치던 시베리아발(發) 한파보다 북극에서 내려오는 더욱 차가운 한파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반도 지역은 따뜻한 열대 공기와 차가운 북극 공기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제트기류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서로 섞이지 않게 막는, 마치 저수지 물을 가두어 두는 거대한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트기류의 강도는 열대와 북극 지역의 기온 차이에 비례해 기온 차이가 클수록 강해지고, 기온 차이가 작을수록 약해진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열대 지역에 비해 북극의 기온이 더 크게 올라가 두 지역의 기온 차이가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앞서 설명한 제트기류가 약해져 마치 댐의 일부분이 터진 것처럼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북극발 한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예전보다 더 강한 추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즉 지구는 전체적으로 따뜻해지지만, 겨울에는 더 강한 한파가 발생하는 ‘온난화의 역설’이 나타난다.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온난화의 역설’ 현상은 짧은 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강력한 한파가 예전보다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면서 개인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환경보호 활동에도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

<박상환 군무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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