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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물건 담으면 자동 계산… 바코드 스캔하면 배송까지 이젠 계산대 앞줄 설 일 없겠네!

입력 2016. 12.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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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IT와 만난 편리한 쇼핑


 

이마트의 ‘스캔하고 바로 배송’.  필자 제공

 



“도대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거지? 좀 빨리 계산할 수는 없을까?”

주말 마트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1시간 넘게 마트 여기저기를 쥐 잡듯 뒤지는 쇼핑을 간신히 끝내고 드디어 탈출을 눈앞에 둔 순간마다 가로막는 엄청난 화력의 수비대 때문. 철통 같은 방어를 펼치는 계산대 앞에 늘어선 기나긴 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최근 IT업체들이 이 같은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막강한 인해전술도 한방에 무력화시키는 IT 필살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AI 기술 접목 계산원과 계산대 없애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최근 미국 시애틀에 개점한 ‘아마존 고’가 대표적이다. 여느 매장과 비슷하게 생긴 아마존 고는 이용 방식에서 기존과 크게 차이가 난다. 우선 매장에 들어갈 때 입구 통로를 지나며 스마트폰에 로그인된 아마존 계정을 스캔해야 한다. 이후에는 기존과 같이 쇼핑을 하며 원하는 물건을 카트나 가방에 담기만 하면 된다. 매장과 진열대에 장착한 컴퓨터 시각화, 인식 센서의 융합,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술이 쇼핑한 물건을 자동으로 계정 장바구니에 등록한다. 혹시 상품을 선택했다가 다시 가져다 놓아도 자동으로 감지해 이를 삭제한다.

이 덕분에 매장을 나오려면 꼭 통과해야 했던 계산원은 물론 계산대가 따로 없다. 그냥 통로를 걸어 나오면 카트나 가방에 담긴 상품 가격을 자동으로 계산해주고 결제까지 끝난다.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상품을 계산대에 하나씩 올려놓고 계산하는 복잡한 절차가 사라진 셈이다. 계산이 제대로 됐는지는 어떻게 확인할까. 매장 입구를 나서면 스마트폰으로 전달받는 상품목록과 가격만 확인하면 된다. 아마존은 현재 이 매장을 직원들 대상으로만 시험운영 중이지만 내년에는 전국 200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스마트 쇼퍼’.  필자 제공


카트·바구니 없이 단말기로 찍으면 집으로 배달

IT 신무기 개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한민국에서는 아예 쇼핑한 물건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까지 없애버리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매장에서 ‘스캔하고 바로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해 상품을 직접 보고 바코드로 스캔하면 매장에서 상품을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계산대에서 이마트 앱으로 결제하면 된다. 쌀이나 생수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건을 카트에 넣고 밀어야 하는 수고를 덜어도 되는 셈이다.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분당점 식품 매장은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로 쇼핑하는 ‘스마트 쇼퍼’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16cm 막대 형태의 쇼핑 전용 바코드 스캐너로 식품 매장의 상품을 스캔만 하면 된다. 쇼핑하면서 매장 중간중간에 설치된 ‘오더뷰어’ 장비를 통해 구매하려고 바코드를 찍은 상품들의 품목 및 수량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쇼핑이 끝나면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 계산대에서 바코드로 찍은 상품 중 최종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집으로 바로 배송해준다.

 


더 현대 닷컴의 ‘VR 스토어’.  필자 제공


오프라인 백화점 그대로… 가상현실 쇼핑도 가능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하는 고통도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가 ‘스타필드 하남’에 문을 연 ‘슈퍼샵’은 109㎡(33평) 크기에 불과한 작은 매장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물건은 향수, 화장품, 운동화, 밥솥, 세탁기 등 200만 개에 달한다. 이는 RFID(무선주파수인증) 태그를 내장한 카드 덕분이다. 이 카드를 인식 장치에 갖다 대면 선반 위 화면에 제품 상세 정보가 나타난다. 고개를 들면 눈앞의 대형 스크린 5개에서 제품의 전후좌우 모습이 펼쳐진다. 구매를 원하면 스마트폰으로 해당 제품의 바코드를 찍고 결제하면 된다. 경보하듯 백화점과 마트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아예 집 안에 누워서 매장을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과 진열 상품을 그대로 옮겨놓은 ‘VR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더 현대 닷컴’의 VR 스토어는 접속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노비스·나이키·아디다스 매장을 모바일앱과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화살표를 응시하면 실제 매장에 들른 것처럼 이동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쳐다보면 제품명 등 정보도 알 수 있다. 직접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3차원 쇼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젠 스마트폰만 있으면 편안하고 재미있는 쇼핑이 가능해진 셈이다. 무거운 물건을 주렁주렁 짊어지고 먼 거리를 돌아다닌 후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는 쇼핑의 최대 약점도 IT 도우미를 만나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도 있다. 그동안 쇼핑하기 귀찮을 때면 너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는 핑계로 건너뛰곤 했는데. 앞으로는 무슨 핑계를 대야 할까. 이국명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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