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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현명한 선택, 모두를 구한다

입력 2016. 11.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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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캡틴 필립스


선원들 구하기 위해 홀로 해적과 대치한 선장 톰 행크스의 연기 일품

영화의 중후반 미 해군의 구출작전 눈여겨 볼 만해

 

 

 

 

 



우리 군은 소말리아 인근 해상 일명 아덴만에서 공해상을 항해하는 대한민국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청해부대 22진 문무대왕함(DDH-Ⅱ·4400t급)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앞서 우리 군은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선박 삼호주얼리호(1만 톤급)를 구출해 국민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해적 납치 사건 바탕… ‘본 시리즈’ 감독 연출

2009년 4월 소말리아 인근 해상,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이끄는 화물선 앨라배마호가 해적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다. 필립스 선장은 순간의 기지로 해적들의 1차 공격을 막는 데 성공하지만 해적들은 곧 앨라배마호를 점령한다. 필립스 선장은 19인 선원들을 대피시킨 채 홀로 해적들과 대치한다. 앨라배마호를 탈취한 해적의 리더 무세는 배의 통제권을 빼앗으려 한다. 심리적 대결을 벌이지만 선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리는 필립스 선장. 홀로 인질이 돼 해적들과 함께 소형 구명정에 갇힌다.

영화는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해적들에게 납치되고, 선장 한 명이 선원들을 대신해 인질로 잡힌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다. 미국 역사상 200년 만에 벌어진 해적 납치 사건이었지만 그보다 관심이 쏠린 것은 선원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홀로 인질이 된 필립스 선장의 이야기였다. 영화는 희생정신을 보여준 선장의 생존 과정을 전반부에 그려내고, 후반부에는 네이비실 등 미 해군의 구출작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을 통해 사실적이고 화끈한 액션을 선보인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선장과 해적의 숨 막히는 신경전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 또 ‘허트로커’의 독창적인 영상미로 제6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받은 바 있는 베리 애크로이드 촬영감독은 배 등 제한된 공간에서 등장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카메라에 담아냈고, ‘본’ 시리즈에서 영상미를 선보이며 80회 아카데미 편집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라우즈 편집 감독은 하늘과 바다의 공간적 배치를 시각적으로 편집해냈다.



실제 군함·상륙선 등 미 해군의 전폭 지원

‘캡틴 필립스’는 톰 행크스라는 탁월한 배우의 연기 외에 해적 역할을 맡은 무명 배우의 현실감 있는 재능으로 빛을 발했다. 앨라배마호를 공격하는 해적 역으로는 실제 소말리아 출신이면서 연기 경력이 전혀 없는 일반인이 캐스팅됐다. 제작진은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물색해 1000명의 대상자 중에서 4명의 해적 역을 캐스팅했다. 이들 중 해적의 리더 ‘무세’ 역을 맡은 배우 바크하드 압디는 톰 행크스와 맞서 결코 무너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영화 속에서 도드라지는 연기를 펼친다. 톰 행크스 역시 실제로 캡틴 필립스 선장의 집을 여러 번 찾아가 그와 시간을 보내며 많은 영감을 얻는 등 실존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아카데미 2회 연속 남우주연상 수상자답게 평범한 인물이 위험한 시기에 어떻게 영웅적 행동에 나서게 됐는지를 잘 그려냈다.

미 해군 측은 당시 구출작전에 동원된 전함의 재현을 위해 실제 군함과 다목적 상륙선, 해적 단속 기동부대 상륙선 USS박서, USS할리버튼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헬리콥터는 기본이고 구축함과 항공모함에 촬영 허가를 받은 터라 소말리아 마을, 화물선, 구조보트, 해군 선박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주요한 4개의 공간을 완벽히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중후반 필립스 선장을 구출하는 미 해군의 끈질긴 작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를 통해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우리 청해부대의 땀과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긴장한 상태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캡틴 필립스(Captain Phillips), 2013

감독: 폴 그린그래스 / 출연: 톰 행크스, 바크하드 압디, 바크하드 압디라만

<고규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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