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상의 병법

사이버공간의 물리·논리·인식영역 중 인식영역은 물리와 논리영역에 비해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리와 논리영역과 더불어 인식영역까지 표적화한 사이버 공격이 이뤄지고 있어 인식영역에 관한 관심이 요구된다.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미국 소니 픽처스사에 대한 영국 여론조사 업체인 유가브(YouGov)의 브랜드인덱스(BrandIndex) 보고서를 보면, 소니의 브랜드인지도 지수가 6년 이래 최하점을 찍었고, 또한 미국 AP 통신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돼 ‘백악관에 2차례 폭발이 있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했다’는 오보가 게시되자 미국의 주식시장 다우존스 지수가 150포인트 하락한 예도 있다. 이처럼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기업의 물리적 손실과 신뢰도 및 주식가치 하락은 국민의 인식영역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또한, 국가 간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에도 인식영역을 표적화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당시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는데 서버파괴·자료탈취 등 물리적 피해 없이 웹사이트만 마비시켰다. 이는 일종의 ‘과시효과’로 러시아의 우세함을 나타내면서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꺾기 위함이었다.

최근 IS는 사이버 미디어 작전으로 주민들에게 식량을 무료로 배급하는 영상, 이슬람법 숭배 영상 등을 제작하고, 홍보영상을 판타지의 주인공처럼 묘사함으로써 자원입대를 유도하고 소속대원들의 사기 진작과 체제 결속 목적으로 사용했다.

사이버 인식영역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은 내적 사기 고취 및 적의 사기를 꺾고 리더십을 무력화시켜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손자병법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의 현대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이라는 전장에서 사이버 공격 자체가 비대칭적 방법으로 인간의 인식과 사고 체계에 영향을 주고 있어 앞으로 사이버작전 수행에 있어 인식영역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사이버 공간! 당신은 안전한가?’에 대한 독자들의 소감을 받아 최종회(25회)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소감 보내실 곳 dair0915@mnd.mil, 문의 010-3095-6333

김기범 중사 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 개념 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