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軍동아리

스트레스 난타! 자신감 둥둥!...'신나는 병영' 두드림

송현숙

입력 2016. 09. 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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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1사단 투호여단 백호대대 난타 동아리


홍천 ‘무궁화 축제’ 앞두고 현란한 장단 연습

20명 병사 참여율 100% 자랑 힙합 마니아 등 가입 동기도 독특

훈련 틈틈이 동아리·영화 감상 문화생활 만족… 군이 즐거워

 

 




“둥! 둥! 두두 둥! 두두 둥!” 한가위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오후. 육군11사단 투호여단 백호대대 쉼터에서는 난타 동아리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오는 10월 지역민과 함께하는 강원도 홍천 ‘무궁화 축제’ 퍼레이드에 여단 대표로 참여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난타는 한국의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북을 연주하는 문화예술 퍼포먼스다.

이날 연습에 참여한 병사는 20명. 그들이 두드리는 우렁찬 북소리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뚫고 우주로 퍼져 나갈 듯 호기로웠다.

“탁 타라 둥둥! 탁 타라 둥둥!” ‘결전’이라는 음악에 맞춰 빨라진 북채 움직임만큼이나 흥겹고 현란한 율동과 장단의 고저강약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동아리원들의 실루엣이 문무를 겸비한 신라 화랑들을 연상시켰다.

난타 동아리 담당 간부인 강성현(26·학군 52기) 중위는 “지난 4월부터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병영문화예술체험교육의 하나로 난타 동아리를 개설하고 매주 토요일 전문강사로부터 3시간씩 총 14회 지도를 받았는데, 훈련과 출타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여율 100%를 자랑할 정도로 병사들의 호응이 높다”면서 “강사님의 열정적인 지도, 장병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대의 여건 보장이 동아리 활성화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동아리 참여 인원은 20명으로 전원이 병사다. 가입 동기도 다양하다. ‘단조로운 군 생활에 포인트를 찍고 싶어서’ ‘사회에서 난타 공연을 3번 봤을 정도로 평소 관심이 많았다’ 라는 말에서 신세대 장병의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였다.

그중에서도 K1 전차조종수 하도현(23) 상병의 가입 동기가 가장 독특했다.

“힙합 음악을 하다가 입대했는데 난타 동아리가 개설된다는 소식에 음악적 영감을 얻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해보니까 비트 만들 때 도움이 될 만한 박자들이 많고, 새로운 음악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심장을 두드리는 듯 웅장한 소리를 내는 북은 군인의 기상을 나타내는 데 최고의 악기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사실이다. 전쟁터에서 울려 퍼지는 ‘진군의 북소리’는 수많은 병력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끌어내고 전의를 불타오르게 하는 신비한 마법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법은 디지털 시대에도 유효한 듯하다. 2016년 국방부 병영문화예술체험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이 교육을 하고 있는 300여 개 부대 가운데 난타 동아리를 운영 중인 부대는 전체의 10%가 넘는 40여 개에 이른다.

최근 북(드럼)을 두드리는 타악기 연주가 정서 순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을 분비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군대뿐만 아니라 학교와 일반 사회에서도 주목받는 추세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사례는 백호대대 병사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일선 지휘관의 지휘수첩이나 지휘서신에서나 등장할 법한 ‘단결’ ‘자신감’ ‘협동심’ ‘스트레스 해소’ ‘소통’ ‘즐거움’ 등의 단어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몸치인데 율동을 따라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봤다. 타 중대 전우와 소통의 장으로 최고다.”(전차정비병 김세홍 일병)

“동작이 커야 멋있는데 팀워크를 맞추면서 단결력·자신감이 생겼다. 스트레스 해소는 기본이다.”(하도현 상병)

“전입해 와서 단순 호기심에 지원했다. 막 두드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연주법을 많이 배웠다. 협동심이 생기고 군 생활의 즐거움을 찾았다.”(작전병 정현우 일병)

잘되는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말처럼, 전투력의 근간인 병사들이 이처럼 건강한 사고를 하는 이 부대는 적이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정예 부대라는 무한 신뢰와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서정우(22·중형차량운전병) 일병은 “입대할 때 보통은 ‘이제 2년간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직접 군에서 경험해 보니 그렇지 않다. 강한 훈련 틈틈이 동아리 활동뿐만 아니라 삼겹살 데이, 인근 지역 명승지 방문, 축구 및 농구 등 스포츠 경기 관람, 2주에 한 번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나 가족들에게 하면 ‘우리보다 더 문화생활 잘하네’라며 놀라워한다”면서 군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문화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난타 동아리는 오는 10월 무궁화 축제 공연에 이어 12월 열리는 사단 장병문화예술제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맹연습 중이다. 우승팀에는 사단장 표창과 상금, 포상휴가가 주어진다.

송현숙 기자 < rokaw@dema.mil.kr >
사진 < 양동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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